(18) 이윤동기와 사회적 책임|경영자<적성과 비적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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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오늘날 급격히 변모하는 사회에 있어 기업의 흥망은 경영자에 의해 좌우된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기업은 가만있으면 패배한다. 새로운 여건변화에 대응하여 항상 도전하고 승리해야 한다.

<천부적 일수도>
이러한 도전과 승리를 위한 최고방침의 결정이야말로 경영자의 실무이다. 기업의 거대화에 따라 의사결정의「볼륨」도 커진다. 거대한 설비투자를 필요로 하는 현대기업에 있어 경영자의 단 한번의 판단「미스」는 기업을 도산으로 이끌 수도 있다.
기업의 최고경영자는 이런 판단을 수없이 내리지 않으면 안 된다. 아무에게도 위임할 수 없는 일이다. 스스로 판단하여 결정해야한다.
어느「포스트」나 높게될수록 고독하다는 말이 바로 여기서 나온 것이다.
이런 중대한 판단을 내리려면 경영자는 어떤 자질을 구비해야한다. 그 자질은 천부적일 수도 있고 또 후천적인 교육과 노력에 의해 보완될 수도 있다.
경영자가 구비해야할 자질은 무엇인가? 일본 섬유계의 원로인「데이진」의 대옥진삼 사장은 ①날카로운「센스」 ②넓은 시야 ③깊은 통찰력 ④치밀한 분석력 ⑤정확한 판단력 ⑥주의 깊은 종합력 ⑦과단성 있는 실행력 ⑧끈기 있는 추진력 ⑨신속한 적응력 ⑩강한 책임감 등 10가지를 들었다. 이런 조건을 다 구비하지 못했더라도 ①조직력이 있거나 ⑧뛰어난 직관을 가졌거나 ③인간으로서 매력을 가졌으면 경영자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사실 10가지의 구비조건을 모두 겸비하라는 것은 지나친 무리다.
그런 경영자는 초인적인 것이며 이 세상에 몇 사람 없을 것이다. 10개항의 구비조건 중 얼마나 덜 갖추었느냐는, 바꾸어 말해 경영자로서 얼마나 비 적격이냐 하는 기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 경영자로서 낙제인 사람은 어떤 유형인가? 미국의 어느 저명한「콘설팅·그룹」에선 다음과 같이 정의했다.
첫째「리더십」이 없는 사람.
자리만은 유산 등 행운에 의해 아무리 높게 차지해도「리더」로서의 역량도 부하로부터의 신뢰도 없으면 이미 경영자로 실격이라는 것이다. 기업에 있어서의「리더십」은 모든 종업원의 능력을 기업공통의 목표로 이끌어 가는 힘이라 할 수 있다.
기업「리더십」은 끊임없는 기업목표의 재 설정과 이의 수행을 위한 종합조정기능으로 구체화되고 이의 질적 차원은 경영자의 인생관·사회관·역사관 등에 의해 좌우된다. 그래서 흔히『기업은 그 경영자의 그릇 만큼 밖에 못 큰다』는 말을 쓴다.
둘째 현상유지형도 경영자로선 실격이다. 경영자는 보다 높은 목표를 향해서 항상 도전하고 개혁해가야 한다. 치열한 경쟁사회에서 현상유지에 애쓰다보면 어느새 후열로 밀린다는 것을 알아야한다.

<용장형은 위험>
셋째 「비전」없는 용장형도 경영자로서는 위험하다. 「리더」로서의 능력도 있고 조직을 이끌어 가는 추진력도 있으나 먼 장래를 바라보는「비전」이 없으면 전력낭비로 끝나고 만다.
「비전」없이 분투한다는 것은 잘못하면 전투에 이기고 전쟁에 지는 우를 범하기 쉽다. 항상 당장 눈앞에 닥친 상황보다 장래의 좌표와 그 진로를 정확히 잡아야 훌륭한 경영자라 할 수 있다.
네째 균형을 잃은 경영자도 소망스럽지 않다. 경영자는 항상 모험을 할 태세가 되어있어야 한다. 강한「리더십」으로「비전」을 실현해가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변혁의 추진과 많은 조직원을 납득시켜 이끌어 가는 덴 항상 균형이 잡혀야 한다.
「리더」혼자 앞서 매진한다고 모든 것이 다 되는 것은 아니다.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개혁이 전체의 조화 위에 이루어져야 기업활력이 생동하는 것이다. 따라서 경영자는 기업이 거대한 조직이라는 것을 명심하고 조직 하나 하나에 생동력을 불어넣어야 한다. 아무리 크고 훌륭한 꽃이라도 그 몇 송이 만으론 훌륭한 정원을 만들 수 없는 것이다. <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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