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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전자식 사설교환기 생산비 재래식의 3분의 1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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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전자계산기(컴퓨터)를 채용한 전자교환기가 우리나라에서 첫 선을 보였다.
최근 한국과학기술연구소(KIST) 연구진에 의해 전 전자식 사설전자교환기(EPABX) KIST500이 완성, KlST에서 개통됨으로써 교환기 혁명의 새 장을 맞게된 것이다.
K1ST방식 기기 연구실(실장 안병성·현 한국전자통신연구소 부소장)「팀」이 미국 GTE사와의 개발계약(74년4월)에 의해 GTE사가 제공한 연구개발비 56만「달러」를 들여 개발, GTE기술진의 엄격한 검사에 합격함으로써 한국기술진의 능력을 과시하게된 것이다.
전 전자식 교환기의 개발성공은 최선진국인 미국이 우리의 기술능력을 인정, 개발을 의뢰했다는 점과 외국기술의 모방이 아닌 순수한 우리기술에 의해 새로운 PAM(펄스 진폭변조)방식을 채용, 같은 방식인 미국「벨」사의「디맨전」교환기와 거의 같은 시기에 실용화했다는 점, 그리고 종래의 통신전용 부품이란 집착에서 과감히 탈피, 일반 전자부품을 썼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받고 있다.
이 교환기의 최대 회선 수는 구내용 4백80회선, 국선용 72회선 등 모두 5백 52회선으로 통화로 회선만 증설하면 3천 회선까지도 확장이 가능하다.
이 교환기의 특징은 중요부분이 이중화 되어있어 신뢰도가 높고 원가가 종래의 기계식보다 3분의 1에 불과하며 특히「스위치」부문은 30분의 1정도에 불과하며 기능도 다양한 것으로 밝혀졌다.
통화중이라도 더 급한 전화가 걸려올 경우 이를 받을 수 있으며 이 긴급통화가 끝나면 다시 원래 통화 자와 연결될 뿐만 아니라「버튼」식 전화기를 사용해 서로 다른 방에서 여러 사람이 전화로 회의를 할 수도 있다는 것.
안 박사는 이번 교환기의 개발로 축적된 회선잡음제거기술·기계구조설계기술 등은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대단위 국용 전자교환기 개발에 밑바탕이 될 것이라고 말했으며 이번 개발계약의 총책이었던 정만영 박사(한국전자통신연구소 소장)는 개발착수 당시 국내 일부전자업계의 반론도 많았지만 순전히 국내에서 훈련받은 기술진만으로 개발해냈다고 말하고 개발로 끝나지 않고 1년간에 걸쳐 국제규격 검사를 받았다는데 더욱 큰 뜻이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KIST가 개발한 이 교환기는 삼성전자가 GTE와 합작으로 금년 하반기부터 국내생산·판매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기계식뿐인 우리나라 교환기시장이 새로운 양상을 맞을 것 같다. <신종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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