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안팎의 시련<전경련 김용완 회장의 의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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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전경련은 전국 경제인연합회의 약칭으로서 우리나라 경제계의 이익대변 단체라 할 수 있다.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일본의 경단련에 비해선 아직 미약하지만 그런 대로 경제계의 입장을 정책 건의나 성명 등을 통해 정부에 전달하고 밝히기도 한다.

<아쉬운 상호이해>
일본에선 경단련회장은 재계 총리로서 불려지며 정권의 향배에도 영향력을 미친다.
현 전경련회장은 김용완씨. 경제계의 원로로서 경방회장을 겸하고 있다. 김 회장을 통해 한국기업의 과제와 어려움을 들어보자.
-먼저 기업에 대한 사회의 인식은?
『우리나라는 국민소득이 선진국의 10분의1밖에 안되는 개발도상국이다. 다른 나라가 1배년 성장했다면 우리는 극히 짧은 기간밖에 안된다. 공해문제도 심각하지 않고 인간 소외도 외국처럼 심하지 않다.
그런데도 다른 선진국에서 일어나는 반항풍조가 들어왔다. 그래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문제되고 시정책이 논의되고 있다.
기업과 기업인의 자세는 현 싯점에서 가다듬을 필요가 있다. 지금 세상은 힘의 역학 작용을 하고있어 힘이 세면 우세하고 약하면 망하게 된다. 우리처럼 이념이 다른 양대 세력에 낀 경우 특히 심하다.
우리는 우리 나름의 살 수 있는 방도를 모색해야 하며 결국 힘을 길러야 한다. 우리는 세 차례에 걸친 경제개발계획을 성공적으로 추진해 왔지만 앞으로도 추진해야 한다. 여기에 기업인의 모임과 활동은 막중하다.
기업도 사회의 일원인 만큼 기업과 일반 사회를 분리해서 생각하는 것은 잘못이다. 물론 기업도 생각할 일이 많다. 사회로부터 반항을 유발하는 공해문제, 인간관계에 주의해야 하고 우리 나름의 도의문화와 사회 정화에 공동 참여해야 한다.』
-사회에 대한 요망은?
『일반이 생각하는 기업관과 내가 생각하는 기업관엔 다소 차이가 있는 것 같다. 나는 기업의 활동은 근본적으로 이윤을 추구하는데 있다고 본다. 이것을 생각 않으면 기업이 안된다.
그러나 기업의 성과와 소득은 종국적으로 국가사회에 공정히 정착시키는데 민주주의 국가의 근본이념이 있다고 본다. 우리는 개발도상국이므로 자체 안에 충돌도 많고 안정된 사회가 아니어서 말도 많다. 기업이나 일반이 서로 이해하고 인내하는 분위기 조성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 다같이 노력해야 한다.

<벅찬 수출의 사명>
일반 국민들이 빈곤으로부터 탈출하지 못한 상태에 있으므로 거기에 반드시 불평이 있게 마련이다. 기업은 이익의 88%를 세금으로 내고 있으며 정부가 세금을 받아 복지사업을 하는 것이다. 국민은 기업이 복지향상의 일익을 담당하는 것을 시인해야 할 것이다. 우리는 GNP의 3분의1을 수출하고 있는데 수출은 자원 없는 나라에서 기업활동으로 돈버는 것이다. 국제경쟁이 심할 여건에서 기업활동을 하자면 무리가 수반되고 정부지원도 있어야 한다.
가령 수출지원금융 같은 것도 국민들은 특혜라고 하여 나쁜 인식을 하고 있는데 우리기업이 짧은 역사 위에서 세계시장을 무대로 당당히 경쟁을 하고 있는 것을 대견스럽게 봐주었으면 좋겠다.』
-정부규제는 어느 정도인가?
『기업에 대한 정부의 규제는 간혹 지나치다고 느끼는 때도 있으나 국가사회를 해치는 일에 대한 규제이지 기업의 일을 못하게 하는 규제라고 보지 않는다. 자유롭게 일하되 사회복지를 해치지 말라는 규제다. 이런 기본 정신이 널리 침투, 보급되었으면 좋겠다.
또 경제계에서 시정책을 호소하면 많이 들어주려고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정부의 기업에 대한 규제는 우리 경제를 잘 이끌어 나가기 위한 것이지만 기업은 몹시 예민한 것이므로 잘못하면 부작용이 나올 수도 있다. 정부가 행정적으로 규제하는 것은 의사가 환자 다루듯 해야 한다』김용완 회장의 말에서 매우 완곡한 표현이기는 하나 기업에 대한 사회의 바람, 정부의 규제 등에 대한 기업인의 반감을 엿 볼 수 있다. <특별 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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