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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축산시범단지(6)|신원당 사슴목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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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창경원이나, 용인 자연농원 등의 동물원에서나 볼 수 있었던 사슴이 기업 또는 농가부업 형태로 널리 사육되고 있다.
단순한 애완동물이 아니라 소득을 보장하고 약재를 공급하는 가축의 하나로 사육되고 있는 것이다.
76년말 현재 전국 사슴 사육 마릿 수는 5천65마리.
75년말에 비해 1년 동안 약 1천5백 마리나 증가했다.
사슴목장 협회가 설립했고 여기에 가입하고 있는 기업적 사슴목장만도 92개에 이르고 사슴 사육「붐」이 일고 있는 것은 만병통치의 선약인 녹용 생산 사업의 수익성이 매우 높기 때문.
지난 68년 만주사슴·대만사슴 16마리를 구입. 사슴목장을 꾸미기 시작한 신원당 사슴목장(이희원·경기도 고양군 원당면 성사리)은 9년이 지난 지금 1백10마리로 식구가 늘어나 사슴 값만 따져도 약1억원 어치에 이르고 있다.

<한 마리에 백여만원>
『사슴 사육은 그 어느 가축보다 수익성이 높다. 그동안 품종을 개량, 개량종을 증식시키는데만 심혈을 기울였기 때문에 재미를 보지 못했지만 지금부터는 수익이 충분히 보장된다.』
이씨가 말하는 사슴사육의 수익성은『5년째부터 순수익을 얻을 수 있는데 5년째의 순수익은 연간 적어도 5백 만원은 넘는다』는 것.
5년째부터 순수익이 발생하는 것은 새끼사슴의 경우 적어도 3년은 지나야 삼차사첨각(사슴뿔의 가지가 셋으로 갈라져 원대까지 합치면 끝이 넷 이라는 뜻)이 완성돼 비로소 녹용으로서의 가치를 발휘하기 때문이다.
이 뿔은 해마다 빠져 새것으로 바뀐다. 그러나 하지를 전후하여 자를 뿔만이 약재로서의 가치가 있고 녹용보다 뿔을 자를 때 나오는 피(녹혈)가 더 값진 약재이기 때문에 녹혈을 희망하는 사람은 반드시 사슴뿔을 자르는 하지께 이를 구입해야 한다.

<녹용보다 값진 녹혈>
수사슴 한 마리가 생산하는 녹혈은 연간 약 3홉, 30만원 어치.
사슴의 건강을 고려해서 그 이상의 출혈은 막고 있으며 녹혈을 사가는 사람에게는 80㎝내외나 되는 장대한 뿔을 무료로 주는 것이 사슴목장의 경영 원칙이다.
사슴사육은 시설비·사료비가 적게들 뿐만 아니라 질병에 강해 손쉽게 키울 수 있다는 것이 장점.
사료는「아카시아」·고구마덩굴·도토리 등이면 충분하며 더 공을 들이려면 인삼뿌리를 사료로 이용한다.
시설은 마리당 30평 규모로 넓게 잡아 사슴이 마음껏 뛰놀 수 있게 하는 것이 중요하고 주위는 철책을 불러 외부 침입을 막아 주어야 한다.
가끔 놀라 소화불량증에 걸리기 때문에 군데군데 누워 될 수 있는 움막을 지어주면 더욱 좋다.

<북향의 비탈이 적지>
사슴목장 후보지는 가능한 한 북향의 비탈진 곳을 택해야 한다.
한대성 동물인데다 정결함을 좋아하기 때문에 비탈진 곳은 비가 오면 각종 오물을 손쉽게 깨끗이 씻어준다.
사슴을 대단위로 사육할 때 특히 유의해야 할 것은 암·수컷의 수량 조절.
수사슴은 이른바 「정력의 기사」다. 단풍이 필 무렵이면 수사슴들은 사랑을 독차지하기 위해 각축전을 벌인다. 승자만이 있는 대로의 뭇 암컷들을 거느려「하렘」의 패왕이 된다. 그리고 눈이 쌓이고 삭풍이 몰아치는 섣달부터 정사가 이루어진다.
아무런 규제가 없으면 30∼40마리의 암컷들을 모두 잉태케 하고서도 정은 남아돈다. 그러나 기업적으로 사슴을 사육할 때는 1대30∼40으로 배정하는 것은 무리다. 『무턱댄 증식보다 품종을 고려, 1대7의 비율이면 가장 알맞다』(신원당 목장주의 말).
수사슴의 한없는 정력은 봄이 되면서부터는 쇠퇴하며 곧 뿔도 빠진다.
암사슴은 임신 7개월만에 모두 새끼를 한마리씩 순산하는데 근친 교배만 시키면 품종이 퇴화되기 때문에 품종개량을 위해서는 근친교배 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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