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풍경 담은 화면 볼만 TBC『비바리』 |KBS『그때 그곳』3·1의 민족혼 되새겨 |「필름·프로」제작, 바람직 MBC『무속지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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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TBC-TV의 『인간만세』(밤8시)는 『봄은 제주도에』란 「시리즈」로 지난주 3대 과부해녀를 소재로 한 『비바리3대』편을 방영했다. 제주도의 아름다운 풍경과 함께 수많은 역경속에서도 제주도 해녀의 전통을 지켜온 사연을 엮어 나갔다. 화면에 펼쳐진 서귀포의 풍경은 일품이었다. 파도가 출렁이는 바닷가, 오리떼처럼 물질을 하는 해녀들, 곱게 돌담으로 둘러싸인 아담한 집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는 마을 등. 이 화면은 온갖 오염지대에서 살고있는 도시인들에게 아름답고 포근한 느낌을 안겨 주었다. 한가지 아쉬웠던 것은 해녀들이 「물질」하는 모습을 충분히 표현하지 못한 점. 이런 「프로」를 볼 때마다 수중촬영 장비를 갖추고 해녀들이 바닷속에서 굴이나 전복을 따내는 모습까지 「필름」에 담을 수 없을까 하는 욕심이다.
○…지난주 KBS-TV의 3·1절 특집 『그때 그곳』은 「파고다」공원에 있는 동상과 벽조각등을 「내레이션」과 함께 「몽타지」하면서 시작됐다.
계속해서 유관순의사에 관한 유적지, 그리고 홍천지방의 이곳저곳을 화면에 담고 당시 생존자들의 증언 등을 토대로 3·1운동의 민족혼이 어떤 것이었던가를 되새겨 주었다. 그러나 이런 유의「프로」가 흔히 그렇듯이 설명적인 「내레이션」이 위주가 되면서 화면은 단순히 그것을 뒷받침하기 위한 구실밖에 못하고 있다.
보다 밀도 있는 구성, 호소력이 있는 영상, 「템포」와 흐름을 계산한 편집, 적절한 음악과 음향효과 등 「필름」이 갖는 온갖 「테크닉」을 최대한으로 살려서 설명으로 시종하는 「프로」가 아니고 하나의 영상작품으로서 내용과 형식을 갖추어야 할 것이다.
○…MBC-TV의 『카메라출동』(밤8시)은 지난주 『서울의 무속지대』를 다루었다.
선진국가의 TV「프로」편성은 60∼80%가 「필름」으로 제작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는 대부분이 녹화로 제작되고 있다.
이것은 제작비를 줄인다는 뜻이겠지만 「프로」의 질적 향상을 위해서는 차차 「필름·프로」를 늘려 나갈 필요가 있다. 정일몽<영상학·한양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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