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공업화의 부산물-접촉성 피부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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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산업이 고도로 발달함에 따라 우리들 생활이 윤택하고 편해진 것만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 부작용도 무시할 수 없다. 합성섬유가 등장, 의생활의 혁명을 일으켰는가 하면 갖가지 식품첨가물이나 「인스턴트」식품이 개발되어 식생활의 변혁을 초래하기도 했다. 각종 화학물질의 출현은 우리 생활주변을 크게 변모시켰다.
그러나 이런 것들이 우리인체에 꼭 알맞은 것은 아니다. 거부현상이 생긴 것이다. 과민반응에 의해서 초래되는 접촉성피부염이 바로 그것이다.
한일영 박사(전 대한피붓과학회 회장)는 20∼30년전만 해도 접촉성피부염이라면 기껏 옻칠이나 풀독에 의한 것이었는데 요즈음에는 원인물질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그 종류가 많다고 말한다. 이젠 우리 주위의 거의 모든 화학물질이 접촉성피부염을 일으킨다는 것이다.
새로 옷을 사 입었더니. 가구를 들여놓은 뒤, 장판에 「니스」칠을 하고 나서, 접착제를 만지고 났더니 피부에 진물이 날 정도로 염증이 생기더라고 말하는 환자가 있는가 하면 새로 사신은 양말이 문제가 되어 발이 새빨갛게 달아오르고 가려워 고통을 받는 환자도 있다.
때로는 안경테나 시계줄이, 때로는 염모제가 접촉성 피부염을 일으킨다. 어느 날 갑자기 귀 뒤에 또는 앞가슴에 피부염이 생겨 열심히 피부연고를 발라보았으나 효과를 보지 못한 환자를 주의 깊게 문진해 보면 엉뚱하게 머리의 염색이 원인으로 밝혀지기도 한다는 한 박사의 말이다.
여성들의 경우는 화장품에 의한 접촉성피부염이 대부분이다. 더우기 요즈음에는 치료용 「스테로이드」연고를 마치 화장품처럼 사용하는 여성들에게 「스테로이드」성 여드름을 발견할 수 있을 정도라는 것이다.
일단 자연적인 것이 아니고 인공적으로 합성한 물질이라면 모두 접촉성 피부염을 일으킬 수 있다.
한번 감작된 사람이 그 물질을 다시 접촉할 때 과민성반응으로 나타난 것이 접촉성피부염이기 때문에 원인물질을 제거하는 것만이 유일한 치료방법이라고 말하는 한 박사는 피부염이 생기면 무턱대고 약을 바르기보다는 피붓과 전문의의 진찰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한다.
이약 저약 함부로 쓰다가 급성이 만성피부염으로 되고 나면 쉽게 치료되지 않아 고생하게 된다는 것이다.
여성들의 경우 화장을 너무 진하게 하거나 지나치게 여러 종류의 화장품을 한번 화장할 때 사용하면 평소 괜찮던 사람도 이른바 화장독으로 통을 받게된다고 박사는 경고한다. <김영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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