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소설 단행본 출간「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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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소설이 전보다 많이 읽히고 따라서 단행본으로 출판된 소설집들이 계속 성공을 거두자 일부 소설가들의 작품발표 방식이 새로운 양상을 띠게 되었다. 이전까지는 작품을 일단 신문이나 잡지에 발표했다가 그대로 단행본으로 엮어 출간하는 것이 상례였으나 최근 발표되지 않은 작품이거나 발표된 작품이라도 내용면이나 양적으로 전면 개작·증보하여 단행본으로 내는 새로운 출판방식이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최근 출간된 황철영씨의 『심판의 집』, 이문구씨의 『엉겅퀴 잎새』, 조선작씨의 『고독한 청년』, 홍성원씨의 『무사와 악사』 , 박태순씨의 『가슴속에 남아있는 미처 하지 못한 말』등이 이 같은 범주에 들어가는 작품집들. 신문·잡지에 발표했다가 단행본으로 출간하는 경우 원고료와 인세를 따로 받을 수 있는 실속이 있긴 하지만 이른바 인기작가로 꼽히는 이들이 원고료를 포기. 인세에만 만족한 것은 인세가 통상적인 예보다 많기 때문이기도 하다.
또 한편으로는 무엇보다 작품에 대해 스스로 만족한다는 판단을 내렸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다른 한가지는 문예지의 고료가 인상되면서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잡지쪽에서 원고장수를 한정하여 청탁하고 있기 때문에 작품을 쓰다가 뜻하지 않게 길어진 작품은 소화하기 어렵게 된 것도 미발표작품의 단행본 출간의 한 계기가 되었다고도 볼 수 있다.
아뭏든 이 같은 신작 작품집은 평단에서도 우리문학의 새로운 관심거리로 주목되고 있는데 이들 다섯 작가에 뒤이어 이청준 송영 이호철 조해일 김주영씨 등이 단행본 출간을 위한 신작을 집필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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