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이 깃든 글씨」 80점 전시-이가원 서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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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국문학자이며 한학자인 연민 이가원 박사가 갑년을 맞아 선비로서의 서전을 연다. 그는 만학한 편이지만 어려서부터 한학을 익히며 내내 필묵을 함께 해 왔다. 『월탄 박종화 선생의 권고도 있고 해 처음 전시회를 마련했다』는 변이다.
출품은 50종에 80장. 큰 것은 병풍부터 소액에 이르까지 작년 1년간 쓴 것을 내놓으며 필체는 주로 행서. 예서와 갑골문자도 몇 폭 곁들인다.
안동태생으로 이퇴계의 후손인 그는 『스스로 서가라고 생각해 본 일은, 없지만 법에 어긋나지 않도록 중국의 여러 법첩과 우리나라 선현의 명작을 두루 섭렵했다』면서 글씨에는 무엇보다 정신이 깃들여야함을 강조한다.
비록 여기로 하는 서예지만 『무식하지 않은 글씨』가 그의 지론이다. 거기 쓴 한문문장도 모두 자작이란 점이 다른 서예가와 다른 학자다운 서의 특색이라고 할까.
이 교수는 연내로 『연민서집』을 출판할 예정. 연세대교수로 문학 및 철학박사.

<25일∼3월3일 서울 견지동 동산방화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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