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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서 산 「헬」기에 가짜부속 투성이-『「나토」』·중동 각국들 법석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북대서양 조약기구(NATO)의 대잠함 방어전략의 주축을 이루기도 하고 「엘리자베드」영국여왕, 「사다트」「이집트」대통령 및 「이란」왕의 주요교통수단이 되고 있는 미제 「헬리콥터」의 부속품이 대부분 가짜로 드러나서 NATO회원국들에 법석이 나고 미국의 상도덕이 시퍼렇게 멍들고있다.
「워싱턴·포스트」지가 12일 조간에 또 하나의 특종기사로 대서특필한 바에 의하면 「캘리포니아」일대의 무허가 「헬리콥터」부속품 제작회사들이 「벨·헬리콥터」회사와 「시코스」항공회사의 이름을 도용하거나 연방항공행정기관의 품질검사필증을 위조하여 「헬콥터」판매를 독점하다시피 하고 있는 「에비에이션·세일즈」사의 산하회사인 「하이포」사에 납품하고 이 회사는 영국국방성과 납품계약을 맺고 있는 영국의 「웨스톨랜드·헬리콥터」회사에 팔아왔다.
이런 경로로 영국 서독 「프랑스」「벨기에」「노르웨이」「오스트레일리아」「이집트」 「카타르」「파키스탄」「네널란드」「이란」으로 팔린 「헬리콥터」는 적어도 6백8대나 된다고 「워싱턴·포스트」지가 보도했다. 이 기사에는 한국이나 다른 「아시아」국가의 이름은 등장하지 않았다.
「에비에이션·세일즈」는 이런 위조제품을 지난 3년 동안 2천만 내지 4천만「달러」어치나 수출했다.
위조제품의 종류는 조그마한 금속「핀」·「베어링」에서부터 착륙장치에까지 이른다. 「에비에이션·세일즈」는 어떤 부속품을 1「달러」에 사 가지고 75「달러」를 받는 폭리를 취했다는 것이다.
「워싱턴·포스트」의 보도는 관계자들의 자백을 토대로 하고 있다. 그런 제품중의 일부는 「캘리포니아」지방의 자가용 「헬리콥터」에도 팔려갔다.
영국은 재빨리 조사에 착수했는데 아마도 수백대의 「유럽」군용 「헬리콥터」는 당분간 지상에 묶일 것이며 가짜 부속품을 진짜로 갈아 끼우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리고 비용도 1억「달러」가 들것이라는 전문가들의 말을 「워싱턴·포스트」는 인용하고 있다.
이 사건의 한층 놀라운 측면은 「록히드」사건, 「워터게이트」사건, 「걸프」석유회사의 뇌물사건이 잇달아 터져 미국의 여론·정부·업계·의회가 한결같이 미국 사람들의 기업윤리를 강조하고 있는 동안에도 문제의 가짜 「헬리콥터」부속품은 계속 「유럽」과 중동지역으로 흘러 들어갔다는 점이다.
「카터」대통령은 취임연설에서 자기가 도덕외교를 주장하고는 있지만 미국의 능력에는 한계가 있으니까 미국자신이 본받을 만한 처신을 하는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미국 사람들은 「돈이라는 이름의 신」을 광신하는 것 말고는 다른 나라 사람들의 정신생활에 별로 기여하지를 못하고 있는 것이 답답한 현실이다. 【워싱턴=김영희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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