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발전과 사회의식 구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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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약 10년 전 언론인과 교수 등 우리나라 지식인 1천5백1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자료를 분석해 보면, 조사대상 중 약 67%에 해당하는 1천14명이 한국의 근대화를 경제 지향적인 개념으로 생각하고 있음이 나타났다.
이 같은 경제 중심적 경향은 한국경제 발전의 성과로 보아 기대 내지 이해될 수 있다.
또「근대화와 서구화를 어느 정도 같은 의미로 보느냐」는 문제에 대해서 전 응답자의 40%가 근대화는 서구파와 어느 정도 또는 완전히 같은 개념으로 여겼으며 반면「같지 않은 점이 많다고 본다」, 「완전히 다르다고 본다」고 응답한 비율은 약 56%에 이르렀다.
따라서 대다수의 한국 지식인들은 근대화를 서구화와 동일한 것으로 여기지 않고 있다. 이 같은 결과는 민족주의적 지향성을 가진 지식인들이 증가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으며 또 한국인이 국가와 그들 자신에 대해 주체성 있는 성숙한 태도를 갖게 되었음을 의미한다.
개발도상국의 발전과정에 있어서 국민의 가치의식이 경제발전의 중요요인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많은 학자들의 의견이 일치하고 있다. 따라서 과거 10여 년간에 이룩한 우리의 괄목할 만한 경제성장은 한국인의 가치의식이 이 같은 긍정적 경제발전관에 기초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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