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교통수단의 변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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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새 행정수도인「남경」특별시가 건설되지 않았더라도 각종 교통수단은 필연적으로 발전했겠지만「남경」시의 건설은 교통수단의 발전추세에 박차를 가하는 계기가 되었다.「남경」시가 우리나라 행정의 중추적 구실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서울은 아직 산업·문화 등 모든 분야의 중심지이고, 따라서「남경」∼서울간의 통행시간을 단축시키는 일은 무엇보다도 중요한 일이기 때문이다.
「남경」시 건설계획 당시에는 전철로 1시간 내지 1시간30분쯤 걸릴 것으로 예상됐었으나 70년대 당시의 전철 속도로 1시간20분쯤 걸렸던 전철은 이제 20분을 단축, 1시간에 주파하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교통당국은 이에 만족하지 않고 수년 래 다시 10분 단축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현재 10분 간격으로 운행중인 서울∼「남경」간 직행 전철은 5분 간격으로 운행토록 증차하는 문제를 검토중이니 교통지옥은 점차 완화되지 않을까 하는 전망이다.
「남경」시가 건설되면서 교통당국의「슬로건」은 모든 교통수단의「대형화」「고속화」「자동화」였다. 이와 같은 방침에 따라 우선 전철이 한꺼번에 수천 명을 나를 수 있을 정도로 대형화했으며 70년대에는 구경할 수 없었던 2층의 대형고속「버스」가 시원하게 서울∼「남경」간을 달리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특히 당국이 교통난을 해소하기 위해 서울과「남경」주변에 위성도시를 다수건설, 또 도시와 위성도시를 연결하는 굵은 교통로를 많이 마련함으로써 교통인구를 성공적으로 분산시킬 수 있었다는 것은 새 행정수도를 위한 교통행정에 있어서 하나의 개가라고 볼 수 있다.
이처럼 교통수단이 다변화함에 따라 서울∼「남경」을 출퇴근, 흑은 통학하는 사람들의 모습에서도「남경」시 건설초기보다는 훨씬 여유 있는 느긋한 표정들을 읽을 수 있다.
물론 전철의 경우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시간에 쫓겨 하는 수 없이 손잡이에 매달려 가는 것을 감수하고 있지만 승객들의 대부분은 비록 1시간의 짧은 여행이지만 쾌적한 여행을 즐기기 위해 서서 가는 불편은 피하려는 생각을 굳혀 가고 있는데서 생긴 현상이다.
1시간 짜리 매일여행에 익숙하지 않았던 사람들은「남경」출근 초기 서울시내에서 출근했을 때처럼 아주 짜증스러운 표정을 짓기가 일쑤였는데 이제는 푹신한 의자에 반쯤은 누워 코까지 골며 새벽에 못다 잔 잠을 즐기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여유 있는 표정으로 책이나 신문을 읽는 사림들도 볼 수 있게 되었다.
서울∼「남경」간의 고속도로가 건설되고 나서 볼 수 있게 된 특이한 모습은 70년대의 경부고속도로 때보다 통행차량수가 절대적으로 많아졌다는 것이며 차종도 훨씬 다양해졌다는 점이다. 경부고속도로가 거의 고속「버스」와 대형화물차의 전용도로였다는 점이다. 고속「버스」와 대형화물차의 전용도로였다면 서울∼「남경」간 고속도로는 고속「버스」가 대형화하고 화물차 대신 각종 소형승용차가 판을 치게 되었다.
특히 소형차를 위해 특별히 마련된 차선은 소형차가 끊임없이 줄을 이어 오히려 속도를 감소시키고 있는 형편이다.
아직 대중화하지는 못했지만 서울∼「남경」간의 항공교통수단도 점차 개발돼 가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한 일이다. 지금까지는 주로 주요기업체들이「남경」특별시에 급한 일이 생겼을 때 소형비행기나「헬리콥터」를 이용했는데 앞으로는 조만간 대중교통수단의 일환으로 이용될 가능서도 엿보인다.
그러나 서울남경간의 교통은 아직도 적지 않은 문제점들을 안고 있다. 교통수단의 발전이 이용자수의 절대적 증가, 운행속도단축의 필연성을 제대로 뒤따라갈 수 있을지 의문이기 때문이다. 당장은 조만간 선진국에서 실시될 모든 교통기관의「컴퓨터」화에 기대를 걸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정리=정규웅 기자>

<공동가상>
▲황규복
▲조경철<연세대교수·천문학>
▲최인호<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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