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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뇌졸중 누구를 노리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올해는 유난히 추위가 기승을 부려서인지 뇌졸중 환자가 다른 해보다 눈에 띄게 늘고 있다는 의료계의 말이다. 워낙 치명적이기도 하지만 중·노년층 사인의 으뜸이기 때문에 뇌졸중은 중년의학에서 가장 중요하게 다루어진다.
손의석 박사(한양대 의대부속병원장·내과 학)의 조사에 따르면 사인으로 뇌졸중이 34·9%를 차지, 단연「톱」이다. 일본의 경우 매년 17만 명 정도가 뇌졸중으로 목숨을 잃는다. 우리나라의 경우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희생자가 해마다 늘어나는 것만은 틀림없다.
손 박사가 전국의 5개 대학부속병원 및 종합병원 내과에 입원한 환자 64∼67년의 4천3백62명과 70∼73년의 4천5백4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의하면 64년 도에 전체 고혈압 입원환자의 9·7%이었던 뇌졸중환자가 65∼67년에는 12·5%, 70∼73년 33·4%로 급증추세를 보이고 있다.
뇌졸중은 고혈압과 동맥경화증이「콤비」를 이를 때 발생하는데 크게 2가지 발생형태가 있다. 하나는 경화를 일으킨 뇌동맥이 파열, 뇌출혈을 초래한 경우 이고 다른 하나는 뇌혈관이 막혀서 혈 류가 이루어지지 않는 뇌 혈전이다.
손 박사는 우리나라의 경우 뇌일혈이 뇌 혈전보다 2배쯤 더 많다고 말한다.
대개 침실에서 자다가 사고가 났다면 뇌 혈전 쪽이다. 뇌출혈은 급격한 운동이나 격무·말다툼·용변·정신적 충격·폭음 폭 식으로 촉발되는 예가 허다하다.
손 박사의 임상경험을 통한 뇌졸중환자의 특징을 종합해 보면 일반적으로 몸이 비대한 사람들, 고기를 지나치게 좋아하는 사람들, 술을 습관적으로 마시는 사람들, 그리고 대식가라는 것이다. 따라서 이 범주에 속하는 사람들은 평소 고혈압을 느끼지 않더라도 1년에 2회쯤 혈중「콜레스테롤」치와「트리클리세라이드」치를 측정해서 위험을 예방해야 한다는 손 박사의 충고다.
요즈음에는 뇌졸중으로「꽈당」하는 환자와 함께 잠깐「깜박」하는 일과성 허혈성 발작 형태의 뇌졸중 환자가 늘어나는 경향이어서 의료계의 새로운 문제로 등장하고 있다. 이 같은 환자가 주로 대도시의 미식가에게 흔한 것으로 보아 생활수준향상에 따른 육류위주의 식생활 「패턴」의 변화 때문인 것 같다고 손 박사는 분석한다.
어떻든 뇌졸중은 한번 발생하면 40.7%(손 박사 조사)가 사망하고 살아 남는다고 해도 심각한 후유증을 남기기 때문에 예방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우선 뇌졸중을 예고하는 신체증상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평소 혈압이 높은데 갑자기 머리가 찌뿌드드하게 무겁고 귀에서 소리가 나거나 별다른 이유 없이 논이 흐려진다든지 속이 메슥거리면 경고로 알아야 한다.
뇌졸중을 예방하기 위한 손 박사의 처방은 첫째 지속적인 고혈압의 치료, 둘째「스트레스」를 피할 것, 셋째 엄격한 식생활의 조정이다.
지속적으로 혈압강하치료를 받으면 30∼40% 뇌졸중 발생을 감소시킬 수 있다는 연구보고가 있다. 식생활의「포인트」는 식염과 동물성 지방의 섭취를 제한하는 것이다. 하루 소금 섭취 량이 5g를 넘지 않도록 한다.
한편 메밀·표고버섯·감·미역·다시마·「캐비지」·오이·당근·연뿌리·무·우엉·「셀러리」·시금치·「아스파라거스」·귤·「토마토」·들깨·호두·은행·인삼·구기차 등을 중심으로「메뉴」를 짜도록 한다. <김영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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