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의 시점(1)-김천혜

<당선소감>10년 지각에 약간의 부끄러움과 현깃증과…
지각을 했다.
그 때 호랑이 같은 훈육 주임선생은 우리 지각생들에게 운동장을 열 바퀴 도는 벌을 내렸다.
우리들은 열심히 뛰었다. 많은 학우들이 히죽히죽 웃으며 보고있는 가운데 열 바퀴를 뛰고 났을때 나는 약간의 부끄러움과 가벼운 현기증과 열 바퀴를 마침내 다 돌았다는 안도감이 뒤섞인 기분을 맛보았다. 이번에 또 지각을 했다.
다음에는, 다음에는 하면서 미루다 만 것이 10년도 더 된다. 지각을 할 바에야 아예 안 가는게 낫지 하고 팽개쳐 버리길 또 몇년. 하지만 나보다 더 늦은 지각생도 없지 않다는 주변의 격려는 지각을 하더라도 가긴 가야겠다는 생각을 갖는데 큰 힘이 되었다.
이번에도 역시 지각을 했다는데 대한 약간의 부끄러움과 가벼운 현기증과 또 약간의 안도감이 뒤섞인 기분을 ,맛본다. 그런데 이 안도감이 웬일일까? 달리기는 사실 이제 부터 데……… <김천혜>

<약력>
▲1938년 서울출생
▲서울대학교 교리과 대학 독문학 졸업
▲독어「괴테·인스티투트」 및 「뮌헨」대학에서 3년간 독문학 연구
▲현 부산 대학교 사범대학 조교수

<목차>
1. 서언
2. 시점에 대한 노제
A.제이론
B.설화자의 존재
C.지점의 종류
D.시점의 선택과 전이의 문제
3.결언
1,서언
시점(point of view)은 소설의 서술에 있어서 누가 사건을 보고 기술하느냐 하는 설화자와 사건과의 관계라고 볼 수도 있고, 어떤 위치에서 사건을 보고 기술하느냐 하는 설화자와 사건과의 각도라고 볼 수도 있다. 「퍼시·러보크」(perey lubbock) 는 『소설의 기술전체에 있어서 방법이라는 복잡한 문제는 시점의 문제 즉 설화자의「스토리」대한 관계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바네트」(barnet)도 작가는 반드시 어떤 지점을 선택해야 되고 『이 선택은 소설이 갖게 될 전체효과에 기여하게 된다』고 시점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작가가 하는 말을 독자가 받아들이도록 하는 작가의 능력』이지 시점이 아니라고 시점문제를 대수롭게 여기지 않는 「포스터」(E.M.Foster)같은 사람도 있지만 소설이론에서 시점은 무시할 수 없는 핵심적인 분야라 하겠다.
소설의 역사에 비하면, 시점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된 것은 불과 수십년 밖에 되지 않는다.「괴테」「디킨즈」「도스토예프스키」「톨스토이」등이 위대한 소설들을 썼지만 그들은 결코 이 시점을 명백하게 의식하면서 쓰지는 않았다. 시점과 같은 소설기술을 무의식중에 체득하여 작품창작에 응용했을 뿐이다. 이 시점에 대해 맨 먼저 관심을 가졌던 사람은「헨리·제임즈」(henry james)였고, 맨 먼저 이론적 체계를 세웠던 사람은「퍼시·러보크」였다.
2. 시점에 대한 고료
A, 제이론
「러보크」는 그의「소설 기술론」(1921년)에서 오늘날 우리들이 생각하는 만큼, 자세한 관찰을 하고 있지는 않지만 장면 중심적 서술과 「파노라마」적 서술을 구별하고, 또 1인칭소설에 대해서도 고찰하여 시점 이론의 체계를 이루어 놓았다.
특히 그가 주제와 시점이론을 결부시켜 작품을 평가하는 비평의 한 방법을 제시하고 있음은 뛰어난 통찰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그후「토머스·우젤」(thomas H. Uzzell)은 「서술의 기술」(1934년)에서 이 시점을 4개의 유형으로 분류하여 오늘날 우리들이 생각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유형을 열거하였다. 그의 유형을 간단히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①작가 전지적 시점-작가가 전지적인 신의 위치에서, 등장인물의 마음속까지 들여다보면서 서술해 가는 시점. .3인칭 서술만 가능하다.
②주인물 시점-작가가 주인물의 입장에서「스토리」를 서술해 가는 시점. 주인물의 심중은 제자에게 알려지나 주변인물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는 독자가 알수없다. 1인칭과 3인칭 서술 두가지가 있다.
③부인물 지점-부인물의 입장에서 주인물의 이야기를 서술해 가는 시점. 주인물의 심중과부인물이 보지 못한 주인물의 행동을 독자는 알 수가 없다. 1인칭과 3인칭 서술 두 가지가있다.
④객관적 시점-심리속에 들어가지 않고 외부적인 표정·행동·대화만을 기술해 가는 서술방법을 택한다.
여기서 주인물시점과 부인물시점이 각각 1인칭과 3인칭으로 나누어질 수 있으므로「우젤」의 시점에는 도합 6개의 유형이 존재한다. 이 후에 나온 시점이론들도 용어와 분류방법에 차이가 있지만 대체로「우젤」의 착상과 비슷하다 하겠다. 「클리언드·브룩스」(Cleanth Brooks)「로렌스·페린」(Laurence Perrine)「바네트」의 이론들은「우젤」의 이론에 비해 별로 새로운 점이 없다. 참고로「바네트」의 분류를 살펴보면,
ⓛ참여자 시점 (1인청)
A,주인물 설화자 시점 B,부인물 설화자 시점.
②비 참여자 시점 (3인침)
A, 전지적 시점 (중립적 시점, 논평적 시점) B, 선택적 전지 시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