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건각은 건강의 보증수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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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인간이 만물의 영장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오로지 두발로 걸을 수 있었기 때문이라는 풀이가 있다.
한 뇌 생리학자는 지구의 중력에 대항해서 불안정한 직립자세로 발꿈치를 땅에 붙이고 걷는 것이 인간의 지혜발달에 기여했음을 실험으로 입증했다.
미국「캘리포니아」대학교수「마군」박사는 인간의 다리근육 속에 파묻혀 있는 1∼2mm 길이의 근방 추라는 감각기가 바로 두뇌활동의 자극제라고 발표.
1949년 그는 사람이 걸으면 근방추가 근육운동의 신축 파를 반사적으로 받아 의식의 수준을 좌우하는 뇌의 망상 체에 신호를 보냄으로써 두뇌활동을 왕성하게 해준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는 것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그러한 신호는 자율신경관제탑인 뇌의 시상하부를 일깨워 위장·심장·허파 등 오장육부에 활력을 불어 넣어 주기도 한다는 것이다.
즉 다리의 단련은 두뇌의 활동을 왕성하게 해서 의식수준을 높일 뿐만 아니라 자율신경의 「밸런스」를 유지, 각 장기의 움직임을 원기 있게 해준다는 뜻이다.
새벽산책을 즐기거나 약간 걷고 나면 기분이 상쾌해지는 경험은 누구나 겪은 바다.
약간 가파른 길을 오르기 위해서는 평탄한 길을 걸을 때 보다 훨씬 많은「에너지」를 필요로 한다. 동시에 심장과 허파(폐)가 크게 움직인다. 이러한 효과가 우리 몸 각 조직과 장기의 활동능력을 증가시킬 것은 명약관화하다.
그런데 애석하게도 도시인들은 문명의 이기에 자꾸만 다리를 빼앗기면서 스스로 단명을 재촉하고 있다.
현대 도시인에게 만성피로·신경통·두통·고혈압·위장병·무기력 등 이 유난히 흔한 것은 무엇 때문인가. 두말할 나위도 없이「스트레스」에 의한 자율신경 실 조 탓이다.
잘 걷질 않기 때문이다. 다리근육 속에 파묻힌 근방추가 할 일이 없어 졸고 있기 때문이다.
걸어야 한다. 다리가 튼튼해야 건강해지는 것이다. <김영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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