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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letter] 잠자는 하늘님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372호 04면

다 엉터리였습니다. 선장이 아니라 그냥 배를 모는 사람이었습니다. 국민을 위해 일한다는 사람도, 국민을 바르게 다스린다는 사람도, 우왕좌왕 부산하기만 했습니다. 이 와중에 제 욕심을 채우려는 수상쩍은 자들도 여기저기서 나왔습니다. 세계 10대 선진국이라는 말도 허언이었습니다. 모두 얼치기이고 사이비였습니다. 리더라는 사람들은 그저 눈앞의 이익에 눈이 멀어 자기 앞가림만 급급할 뿐, 대의를 생각하고 자신을 희생하는 모습은 아예 찾아볼 수조차 없었습니다.

아이들이 어처구니없이 죽는 나라에 무슨 미래가 있을까요. 책임과 의무는 던져버리고 알량한 권리 찾기에만 혈안이 된 사람들이 이끄는 나라가 어떻게 잘 될 수 있을까요.

이런 일이 결코 더 이상 있어서는 안 되겠습니다. 가수 한영애가 부른 ‘조율’의 한 대목이 떠오릅니다. 뭔가, 어디서부터든, 분명 다시 시작해야 할 때입니다. 우리 모두 다.

“알고 있지 꽃들은/따뜻한 오월이면 꽃을 피워야 한다는 것을/알고 있지 철새들은/가을 하늘 때가 되면 날아가야 한다는 것을// 문제 무엇이 문제인가/가는 곳 모르면서 그저 달리고만 있었던 거야/지고 지순했던 우리네 마음이/언제부터 진실을 외면해 왔었는지// 잠자는 하늘님이여 이제 그만 일어나요/그 옛날 하늘빛처럼 조율 한번 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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