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실업 야구 선풍 일으킨 김동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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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스포츠」는 결코 「쇼」가 아니다. 그러나 경기장에서의 「쇼맨쉽」은 마치 음식물의 양념과 같다.
재미가 없다고 외면 받아오던 실업 야구계의 분위기를 대번에 일신하면서 이러한 「쇼맨쉽」을 마치 특허낸양 「그린필드」에 웃음의 광란을 일으킨 인물이 신생 「롯데·자이언츠」 「팀」의 김동엽 감독 (37).
그는 키 1백78cm, 체중 78㎏의 듬직한 체구를 십분 활용, 마치 「비트·뮤직」에 따라 춤을 추듯 요란한 「제스처」로 「사인」을 보낸다. 그리고 경기의 흐름 하나 하나에 예민하게 반응, 희와 비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함으로써 관중들의 흥미를 충동질, 결국은 선수·감독·관중이 모두 혼연일체가 되도록 만든다.
이래서 「롯데·팀」 경기는 더욱, 재미가 있고 관중이 특별히 많이 몰려들었다.
그는 자신의 「쇼맨쉽」이 반드시 활달한 성격 때문만은 아니라고 말한다. 『침체된 실업 야구에 활기를 불어넣고 선수들의 열의를 고취시키기 위해, 별 특징이 없는 신생「팀」을 조금이라도 더 돋보이게 하기 위해』서라고 그는 선수들이 훈련을 하듯 자신도 연구를 한다는 것이다.
그가 남긴 파문은 「쇼맨쉽」에 그치지 않는다. 「스타·플레이어」가 없는 미숙한 「팀」을 교묘하게 이끌어 「데뷔」전인 올해 실업 1차「리그」에서 5승1무3패로 일약 3위에 오르게 하고 2차 3차「리그」에선 각각 7승1무1패·5승2무2패로 당당히 우승, 기적을 낳았다.
지장에다 맹장이기도 한 그는 「코치」로서의 역량을 인정받아 「콜롬비아」 세계 야구 선수권 대회에 출전한 국가 대표 「팀」의 「코치」로 활약중이다. <박군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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