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나라 무역 적자 모두 대일 무역서 발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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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우리 나라의 무역 수지 적자는 주로 대일 무역 역조의 심화에 기인하고 있어 불균형 시정을 위한 대책이 시급하다. 30일 관계 당국의 집계에 따르면 올 들어 1월부터 8월말까지의 대일 수출은 11억3천1백만「달러」 (관세청 통관 기준·이하 같음)인데 반해 수입은 20억3천8백만「달러」로 9억7백만「달러」의 역조를 기록, 같은 기간의 우리 나라 전체 대외 무역 적자폭 8억2천만「달러」를 8천7백만「달러」나 넘고 있다.
따라서 전체 대외 무역 적자에서 차지하는 대일 무역 적자 폭의 비중도 종래 50%를 약간 상회하는 수준이었으나 올해 들어 사상 처음으로 그 비중이 배증, 1백10%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그 동안의 수출 호조에 따라 일본을 제외한 다른 지역과의 무역 수지는 크게 호전됐으나 대일 무역 수지만은 개선되지 않고 막대한 입초를 계속하고 있는 때문이다.
우리 나라의 대일 무역은 지난 68년 최고 6·2대 1의 역조까지 기록했으나 72년부터 점차 개선되기 시작, 73년엔 1·4대 1로 호전됐다가 74, 75년에 다시 악화 1·7, 1·9대 1의 역조를 보이고 있다.
금년 들어서도 8월까지의 수출입 역조가 벌써 1·8대 1을 기록, 전체의 역조비 1·17을 크게 능가하는 불균형을 보이고 있다.
반면 작년까지 계속 역조를 빚었던 대미 무역은 8월말까지 수출 16억3천7백만「달러」, 수입 13억8천8백만「달러」를 기록, 흑자로 반전하기 시작했으며 구주 지역은 이미 지난 73년부터 출초 (금년 8월까지 2억6천2백만「달러」 흑자)를 나타내고 있다.
대일 무역이 이처럼 입초를 계속하고 있는 것은 최근 1∼2년간 일본의 수요 감퇴, 자국 업계 보호 명목으로 대한 수입 규제 조치를 강화, 우리의 대일 수출이 크게 부진한 반면 주요 자본재와 원자재의 수입을 지나치게 일본에 의존하고 있는 때문으로 분석된다.
75년의 경우 우리 나라는 제1의 수입 시장 (수입 구성비 33·5%)인 일본으로부터 자본재수입은 거의 절반에 해당하는 49·l%를, 원자재 (원유 제외)는 46·3%를, 소비재는 29%를 수입했다.
특히 섬유 기계·금속 공작기 등 주요 자본재는 57∼58%를, 철강 「코일」·합섬직물·화공약품 등은 90% 이상을 일본에서 수입했다.
따라서 정부 당국이나 민간 기관에서 외자나 시설재 도입의 경우 이 같은 대상 국별 입초 또는 출초 현상을 충분히 감안, 보다 신중히 선별 도입을 해야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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