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 기록화전 「구국 위업 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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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문공부가 제작한 두번째의 민족 기록화 구국 위업편이 완성돼 전시중이다. (27∼12월12일·국립 현대미술관 동관). 지난해 11월부터 금년 10월까지 1년에 걸쳐 이종상·오승윤· 손수광·박서보 씨 등이 각각 『태종 무열왕』 『동학 구주 전봉준』 『충정공 민영환의 자결 순국』『사명당』등 20점을 제작했다.
민족 기록화가 제작되면서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된 것은 고증과 사보에 대한 예술적 승화의 문제. 이번에도 각 작품들은 『작가의 이름을 가리면 누구의 작품인지 알아보기 어려울 만큼』 (평론가 이경성씨 말) 개성을 찾기 힘들었다. 구조나 분위기 역시 천편일률적이어서 『연개소문의 사수 싸움』과 『계백 장군의 황산 싸움』을 구별할 근거는 옆에 붙은「라벨」 밖에는 없는 형편이다.
또 『교정에선 이승훈 선생』『이등박문을 총살하는 안중근 의사』처럼 얼어붙은 듯 생동감 없는 작품들도 문제가 될 것 같다.
한편 지난해 전승편 20점이 제작되었는데 이번 20점 중에도 8편 이상이 싸움터의 그림이어서 중복된 느낌이 든다. 작품의 규격을 3백호로 일률적으로 고정시켜 놓은 것도 필요 없는 제약중의 하나가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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