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회하는 「버마」 경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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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동남아에서 가장 경제 발전이 뒤진 나라로 손꼽히는 「버마」가 서방 선진국과 제휴, 국내 경제 개발을 추진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버마」의 「우·라·폰」 외상의 최근 방한도 이러한 움직임의 일단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외국인에 대해 완벽할 이만큼 배타적이고 철저한 국가 통제하의 계획 경제를 시행해온 「사회주의 국가」「버마」로서는 최근의 서방 자본국과의 제휴 움직임이 일대 개혁이라 아니 할 수 없다.
이러한 채비는 지난 9월3일 「랭군」에서 「우·뢴」 부수상 겸 금융 기획상이 미·영· 일·서독·프랑스·호주·캐나다 등 서방 7개국 사절을 외무성에 초치, 2시간 동안 「버마」 경제 전반에 걸친 「브리핑」에서 그 조짐이 나타났다.
이어 서방 7개국으로 『「버마」 자문 「그룹」』이 구성된 것은 획기적인 조치인데 이 「그룹」은 「버마」에 대한 차관과 원조를 효과적으로 통합, 조정하는 역할을 맡아 주로 「프로젝트」의 선정, 수행 방법, 기획 등을 담당해 조언하거나 자문하는 것이 큰 임무다.
「네·윈」 수상이 지난 62년 집권한 이래 「버마」는 다만 재정 적자를 메우기 위해서만 외자를 들여왔을 뿐 산업 개발을 위한 외자 도입을 꺼려왔다.
전문가들은 ①현재의 소극적인 개발 정책이 높은 인구 증가율과 실업률을 해소시키지 못했고 ②외채와 국내 채무를 판제 할 길이 없는데다 ③주 생산품이자 수출 대종품인 쌀의 생산 저하로 인한 외화 획득의 길이 막혀 대서방 제휴가 요청되었다고 보고 있다.
『자문 「그룹」』의 한 참여자가 『「버마」는 이제 오랜 잠에서 깨어나려 하고 있다. 그 풍부한 원자재와 의욕으로 멀지않아 동남아 판도를 변형시킬 것』이라고 말했듯이 동남아 각국이 보이는 관심도 크다. 「네·윈」 행정부가 들어선 이래 지난 72년까지 10년간 경제 성장률은 평균 3·6%에 머무르고 생산 구조는 1차 산업이 비중이 큰데도 농산물 풍흉이 국가 경제를 좌우하는 환경에서 관개 시설 불충분·농업 기술 부족 등은 생산 감소의 큰 원인이었다.
게다가 정부의 농산물 가격 억제책과 저렴한 정부 가격에 의한 강제 수매 등은 생산 의욕을 저하시켜 62년도 전까지만 해도 연간 2백만t을 수출, 세계 제일의 쌀 수출국이었던 것이 근년에 와서는 이의 10분의 1선인 겨우 20만t을 수출해 왔을 뿐이다.
쌀 수출 격감으로 「버마」는 수입에 의존하는 기계류·수송 장비·직물·건축 자재·연료·의약품 등을 구입하는데 차질을 빚었으며 인구 증가율은 연간 2·3%씩 증가해 62년에 2천2백6만명이던 것이 지금은 3천40만명으로 7백80만명이 늘어났다.
이로 인해 실업자는 정부 당국이 파악하지 못할 정도로 증가 현상을 보이고 있다.
「버마」의 서방 제휴로 나온 그 구체적인 청사진은 아직은 안나왔지만 소식통들은 농업이 차지하는 막중한 비중을 고려해 개발 계획 중에서도 최우선 부문으로 정해 농업 개발에 중점적으로 노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도 대 「버마」 무역을 다지면서 농업 분야에서 「버마」와 협력, 농업 기술자를 초청, 관개 및 종자 개량 훈련을 시키는 방법이 장기적인 안목에서 볼 때 효과적인 외교일 것이라고 이곳 소식통은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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