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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로들의 기획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지난 봄의 호황 끝에 미술가 과세설·화랑 과표 인상설 등 회오리바람을 일으키고 전에 없는 침체 빠졌던 상업화랑들이 11월에는 다투어 굵직한 초대전들을 기획, 이번 「시즌」에 거는 마지막 안간힘을 느끼게 한다.
지난 9, 10월 동안 화랑가에는 기획전이 거의 없었다. 문화화랑이 서양화가 30인 소품전을 열어 예외적인 「붐」을 일으켰고, 통인화랑에서 박서보 전을 연 것, 기획전만을 원칙으로 하는 명동화랑의 한영섭 전·이두식 전을 제외하면 다른 화랑들은 전혀 기획전을 열지 않았다.
이렇듯 가을화단이 침체했던 것은 지난 8월에 거론됐던 예술품 과세설과 지난 9월 화랑가를 발칵 뒤집어 놓았던 화랑세무조사. 중견이상 화가들은 세원이 포착될 공개전시회를 꺼렸고 화랑은 화랑대로 되도록 움직임을 삼가고 몸을 사렸던 것이다.
게다가 『고객들은 자신의 주관에 의해서 보다는 주위의 분위기에 따라 작품을 사는 편이어서 화랑가가 침체해 있다는 보도가 있자 일반매기도 뚝 떨어져 버렸다』는 현대화랑 박명자씨의 말이다.
이달 들어 상업화랑에서 초대전을 다시 기획하게 된 것은 호된 인상설이 돌던 과표 재조정이 일단락 되고 마지막 남은 이번 「시즌」을 최대한 이용해 가을 전반의 침체를 회복해 보려는 노력으로 보인다.
지난 10월 중순 윤곽이 드러난 새 과표는 조정전의 2∼3배 가량인 것으로 알려졌다.
11월의 기획전은 진 화랑의 문신 조각전(3∼15일)으로부터 시작된다. 문신씨는 「프랑스」에서 9년만에 지난 8월 돌아왔는데 9월께 예정됐던 귀국전이 2달이나 미뤄져 3일에야 열리게 된다.
이어 4∼10일엔 현대화랑에서 서양화가 장이석 전, 5∼13일엔 동산방에서 동양화 추상을 하는 안동숙씨의 개인전. 문화화랑에서는 10∼16일에 서양화가 박창돈씨 개인전, 이번 가을침체로 주인이 바뀐 문헌화랑에서는 17∼24일 동양화가 김동수씨 개인전을 마련한다.
한편 국립현대미술관에서도 주한독일대사관과의 공동주의로 독일현대도자기전(5∼24일)을 개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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