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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공방파제 만드는「사우디」의 오일·달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아라비아」반도를 공산주의로부터 막아내는 일이라면「사우디」는「오일·달러」를 마치 물같이 뿌린다. 아무리 반도 안에서 가장 강력한 군사력을 지닌「사우디」라 해도 바로 이웃에서 소련제전투기가 날고 중공제「탱크」가 달리는 현실에서 왕국으로서의 불안이 결코 가시지 않기 때문에 석유수입 중 상당액을「반도보호」에 뿌리는 것이다. 「사우디」가 내건「반도보호책」이라면 역내에 공산주의의 퇴치는 물론 공산권의 제품까지 피한다는 철저한 것으로 그 배후에는「오일·달러」가 작용하는 게 특징.
최근「호크」냐, 「샘」이냐 하는「요르단」의 지 대 공「미사일」구입문제에서도「사우디」의 이와 같은 정책은 드러나「요르단」이「이스라엘」에 대비한「미사일」망 설치문제를 에워싸고 그토록 저렴한 가격의 소련제「샘」대신에 엄청나게 비싼 미국제「호크」를 구입하게 했다고 한다.
실제 미국은 5억4천만「달러」의 높은 가격을 제의한데 비해 소련은 4억3천만「달러」를 제의, 「요르단」의 줄다리기는 한동안 세계외교 가의 문제가 되고도 남았다. 비록 한동안의 우여곡절은 있었으나 「후세인」국왕이 내린 결론은「호크」때문에「이집트」와「시리아」를 거쳐 내려오려던「샘·미사일」의 남진정책은 끝장 난 것과 다름없게 되었다.
물론 정체자체가 왕국이라는 것도 간과할 수 없는 원인의 하나겠지만 예산상 적자에 허덕여온「요르단」으로서는「사우디」의「오일·달러」에 굴복, 소련제「샘·미사일」을 멀리했다는 것이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그러나 남북「예멘」으로부터 소련의 영향력을 배제하려는「사우디」의 노력은「요르단」의 경우와는 차원을 달리하고 있다. 「사우디」와 인접해 있는 두 나라는 군사혁명이 잇달아 일어나고 있는 공산 또는 친공국가. 더욱 남「예멘」은 반도남단에 있는「오만」토후국의「도파르」지역 공산「게릴라」를 지원해주는 중동의「쿠바」격.
이러한 남「예멘」에 대해「사우디」는 지난4월67년 영군 철수이래 최초로 외교관계를 수립하면서「도파르·게릴라」지원중지협상을 성공적으로 마친 가운데 「쿠웨이트·타임스」지의 최근 보도는15억 「달러」의 개발자금을 제공하는 조건으로「예멘」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란 국호에서 사회주의 냄새를 없애는 협상도 아울러 추진중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지난4월「사우디」로부터 4억「달러」의 차관을 획득한 바 있는 북「예멘」의 실력자「아마드·알·가슈미」중령은 대소관계를 약화하는 조건으로「사우디」가 미국무기의 구입대금을 지원하겠다는 언질을 밝혀 주목을 끌었다.
그밖에「사우디」는 홍해 이서 문제에도 이 공식을 사용, 최근 우경화를 달리고있는「이집트」에 대해「쿠웨이트」등 연안3개국과 함께 20억「달러」의 현금지원을 약속했고 극좌의「수단」에도 적지 않은「오일·달러」가 지원되고 있다.
아무튼「사우디」의 주변 국가로선「사우디」의「오일·달러」냐, 공산주의냐가 문제인 반면 4천㎞의 국경선에 해안선만도 2천2백㎞나 되는「사우디」로선 이곳 저곳에 군사시설을 강화하는 것보다는 아예 위험지구를 사전에 정리하는 것이 현명 한지도 모른다.【테헤란=이근양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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