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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합 심한 신민 요직 어떻게 안배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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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표 대결의 열풍이 지나간 신민당에는 대결의 「전리품」인 요직안배의 「감투바람」이 불고 있다. 전 현직자의 임기만료로 「무주상태」가 된 당 기능을 정상화하고 정기국회와 참여투쟁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대소당직을 배정, 임명하는 것이 시급하다.

<정무위원보다 대변인이 좋아>
개편대상이 되고 있은 당직은 줄잡아 30개 이상.
우선 사무총장·원내총무·정책심의회의장·정치훈련원장·당기위원장·인권옹호위원장 등 이른바 당6역을 포함한 임명직 정무위원 18명이 있고, 3명의 부총무·1명의 사무차장·2명의 정책심의회부의장·대변인·통일문제특별위원장·정책연구실장·총무·조직·선전 등 사무처의 3국장 등만 따져도 30명. 여기에 앞으로 뽑을 중앙당위의장·지도위 부의장이 있고 사무처의 각 부국장·부·차장도 개편대상이 돼있다.
당6역 중에서도 사무총장·원내총무·정책심의회의장 등 이른바 당3역은 으뜸가는 요직.
정무위원은 아니지만 인기직으로 경합이 심한 요직은 대변인과 3석의 원내 부총무자리. 어떤 의원은 심지어 『공무위원보다도 대변인을 하고 싶다』고 말하는 이도 있다.
요직인선은 우선 신 주류와 신 비주류간의 배분원칙이 문제.
집단지도체제의 공존원칙에 따라 최고위원회의 구성비율대로 우파 동률로 반분해야 한다는 것이 신비주류의 주장이다. 반분원칙에 대해서는 신 주류 측도 일단 수긍하는 자세.
그렇게 되면 우선 임명「케이스」정무위원18명은 최고위원6인에게 3명씩 할당되어 양파 9대9로 구성될 수밖에 없다.
18명의 정무위원 중에서 임명될 당6역도 안배될 가능성이 없지 않다. 다만 당권을 잡은 신 주류에 요직의 선택우선권은 부여될 수 있다. 신 주류 일부에서는 『당권을 맡은 이상 총장과 총무는 양보할 수 없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어 앞으로 조정이 주목거리. 말하자면 당직을 안배는 하되 요직은 다 점하고 한직은 할애하겠다는 뜻이다.
당직안배를 최고위원득표순으로 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신우회(회장 신도환)일부에서는 최고위원득표순에 따라 이철승씨가 요직 중 하나를 제일 먼저 차지하고 다음엔 신도환 최고위원이 다른 요직 하나를, 3번째로 이충환 최고위원이 또 하나를 차지하도록 해야 한다는 논리다.
그렇게 되면 이 대표가 총무를, 신 최고의원이 총장을 차지하게 돼 신 비주류 측은 반대하는 입장.
다만 원내총무와 대변인만은 대표에게 줘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신 비주류 측의 노승환·이용회 의원 등은 『새 당헌이 대표 「프리미엄」을 전혀 인정 않고 있지만 총무와 대변인만은 대표에게 주는 것이 옳다』고 했다.

<신주류·내부조정도 관심거리>
정무위원 18명을 어떤 기준으로 뽑느냐도 난제다.
종래처럼 3선 이상 원칙을 적응할 것인지, 각 계파별로 맡겨버릴 것인지가 미정이다. 3선 이상 원칙을 적용하면 초·재선의원의 반발과 다선 의원을 많이 못 가진 일부계파의 반발이 예상된다.
당연직 정무위원인 최고위원과 이민우 국회부의장·정헌주 전당대회의장을 제외한 3선 이상 의원은 정해영(6선), 박한상·김은하·이중재·정운갑·김형일(이상4선), 김수한·송원영·김현기·이기택·이상신·한건수·박영록·박해충 의원 등 14명이다(관례상 정무위원을 맡지 않는 당고문은 제외). 이 숫자는 18명에서 4명이 부족하기 때문에 일부 재선의원, 또는 초선 의원이라도 정무위원에 불가불 포함시켜야 할 형편이다.
박용만 의원(초선) 같은 이는 『무선인 유진오 박사를 어떻게 당수로까지 추대했는가』며 다선 원칙에 반대.

<당6역은 다선 의원이 맡게될 듯>
당6역은 대체로 이들 3, 4선 의원들이 맡게될 가능성이 크지만 당직인선을 계파추천에 맡길 경우 의외로 초·재선의원이 요직에 진출할 수도 있다.
우선 가장 인기 있는 원내총무는 이 대표계가 차지할 가능성이 있는데 그렇다면 소석계 내의 유일한 3선인 송원영 의원에게 떨어질 공산이 크다. 그러나 고흥문계의 이중재 의원(4선) 이나 화요회의 박영록 의원(3선)도 거론되고 있어 이대표의 결심을 요하는 문제.
고흥문씨는 17일 이 대표에게 전화로 『김영삼씨가 인사관리를 그르쳐 잘못됐는데 소석도 취임사에서 말한 것처럼 인사에 인화와 균형을 기하라』고 권했다는 것. 이에 이 대표도『잘 알아서 하겠다. 인지(고씨 아호) 도 알아서 하라』고 대답했다고 한다.
신 주류 내에는 최고위원이 없거나 떨어진 정해영계와 화요회에 대한 처우문제와 김상현·김옥선씨 등에 대한 배려문제도 있다.
당초 연합5파는 『할당되는 당직을 5분의1씩 균분키로』합의했고 확인은 안되고 있지만 이 대표가 득표운동과정에서 화요회에 백지위임장을 써 줬다는 말도 있어 신주류 내부의 조정문제는 여러 모로 관심의 대상이 돼있다. 사무총장에는 2위 득표를 한 신우회의 이기택 의원이, 고흥문계의 채문식 의원 등이 물망에 오르고 신비주류가 총무·총장 중 한자리를 요구하고 있어 유동적인 상태. 이 자리가 신비주류에 간다면 김수한 의원(3선)이 후보가 될 수 있다.
대변인에는 이 대표가 이택돈 의원(재선)을 희망한다는 말이 있고 소석 직계의 고재청 의원(초선)선이 있으며 대표선거에서 이 대표를 민 오세응 의원(재선)과 중도의 한영수 의원(초선)도 대변인을 희망. 한 의원은 이미 17일 유치송 최고위원에게 부탁까지 했다는 얘기.

<이 대표 "우리계 희생할 수밖에">
당 요직 개편은 3대3 동률의 집단지도체제에서 각파간의 정치적 타협이 불가피하다. 그런 점에서 당권파도 다음 전당대회가 내년의 10대의원선거 뒤에 열 수 있게 돼있는 만큼 이번 요직인선에 독점 아닌 안배 「폭」을 보여줄 가능성이 크다.
이 대표 자신은 17일 『이번 당직개편에서 우리 계는 희생시킬 수밖에 없다』고 말해 폭넓은 인선을 시사했다.<송진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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