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T 10년의 공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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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15일로 10주년 맞는 「두뇌탱크」
공업입국의 산파역을 다짐하고 지난 66년 출범한 한국과학기술연구소(KIST·소장 한상준) 가 15일로 설립 10주년을 맞았다.
우선 규모가 동양최대라는 점에서, 그리고 KIST가 연구개발과 기술지원을 통해 우리 나라의 당면과제인 경제발전에 원동력이 될 것이라는 기대 속에서 관계자나 국민들의 관심은 지대했다.
지난10년 동안 KIST는 그 기대를 충족시키기 위해 많은 일을 했다. 우선 유출된 우리 나라의 과학두뇌를 상당히 불러들인 공로를 빼놓을 수 없다. 그 동안 73명의 재외한국인과학자가 영구 귀국했고 79명이 KIST를 다녀갔다.
67년부터 정부와 일반기업체로부터 위탁받은 연구과제는 9월10일 현재 총1천4백t건, 연구계약고로는 1백39억 원.
국내외에서 획득한 특허전수는 모두 88건(국내 83건, 국의5건)에 이른다.
KIST는 「포킷」형 전자계산기, 국간 중계용 PCM(「펄스」부호변조방식) 전자장치, 항 결핵제「에탐부톨」, 국산형석으로 「프레온」제조, 흑백 「필름」등의 개발과 전화요금업무의 EDPS화를 가장 큰 업적으로 들고 있다.
그러나 국가적인 요청으로 설립된 KIST가 대학을 비롯한 다른 연구기관이나 산업계를 외면함으로써 국내에선 실용화되지 못한 개발에 손을 댄 예도 적지 않다. 그리고 재구성엽연초 「파일럿·플랜트」와 같이 완전히 실패한 사례도 있다.
그리고 연구개발의 결과에 대한 기업화성공사례가 KIST가 주장하는 것만큼 많지 못하다는 비난도 있다. 한 전자관계업체는 KIST와 개발계약을 맺었다가 결과가 신통치 않아 결국 도산 위기에 놓였다고 울상이다.
한편 출발 때와는 달리 새로운 시설, 기재도입 등 재투자가 빈약한데다 대우에 대한 불만으로 KIST가 인기를 잃어 가고 있으며 이직률이 연6∼7%로 지난달만 해도 18명의 연구원이 그만둔 사태는 KIST의 역할을 재음미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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