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공이 권력투쟁의 혼란에 빠지면 김일성은 대중공 흥정을 강화한다-미 토머스·번스틴」교수(미 컬럼비아 대 공산권 전문가)전망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본사 김영희특파원과 「인터뷰」>모택동의 사망은 장기적으로 볼 때 중공에 안정기를 가져오고 중 소 간에 한정된 화해를 초래할지도 모른다고 미「컬럼비아」대학 공산권문제 전문가 「토머스·번스틴」교수가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전망했다. 그는 또 그러한 전망이 굳어지면 북괴가 중공과 소련을 번갈아 이용할 수 있는 여지가 적어져서 한국에는 유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음은 문답내용.
김=화국봉이 지금의 권력 기반을 강화하여 중공의 장기적인 지도자가 될 전망은 어떤가.
번스틴=『그는 착실히 권력 기반을 굳혀 왔다. 그는 정부에서는 공안부 안에, 그리고 당에서는 호남성에 권력기반을 갖고 있다. 그는 노련한 타협가이고 중도주의자다. 그래서 그가 모 후계자 경쟁에서는 선두에 섰다고 본다. 그러나 20년전 「스탈린」이 죽었을 때 누구나 「말렌코프가」장기적인 지도자가 될 것이라고 믿었지만 사실은 그렇지가 않았다. 따라서 화의 장래를 점치는데 신중을 구하고 싶다.』
-상해 과격파 중에서 도전자가 나타날 것으로 보는가.
『그 「그룹」에서 누가 등장한다면 장춘교일 것이다. 요문원은 .이론가에 지나지 않고 왕홍문은 너무 젊다.』
-관료 온건파들은.
『그들은 단결하여 화를 밀 것이다. 화는 주은래를 닮아서 자기 노선을 어느 한쪽에다가 고착시키지 않는 재주를 가졌다.』 과격파들은 지금까지 모의 후견아래 영향력을 행사해 왔는데 모가 죽은 지금 그들의 장래는 어떻게 될 것인가.
-『과격파들이 모의 지지를 받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동시에 모는 그들을 견제 할 때도 있었다. 다른 조건이 같다면 모의 사망은 온건파의 입장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과격파 입장의 약화를 의미하는가.
『그렇게 본다. 가령 모가 몇 년 전에 사망했다면 등소평은 실각하지 않았을 것이 아닌가. 』이제 후계자를 선출하는 절차는 어떤 것인가. 당 중앙위가 선출하는가.
『그럴 것이다. 지난 1년 반 동안 강생 동필무 주덕 주은래 그리고 모택동 등 5명의 정치국원이 죽어서 당상층부에 많은 공석이 생겼다. 그래서 중앙위원회를 소집하여 공석을 채우라는 압력이 클 것이다. 거기서 모 후계자문제가 결말을 볼 것이고 누구를 승격시킬 것인가를 놓고 모 사후 첫 갈등이 일 것이다.』
-모가 중공혁명에서 맡은 중요한 역할의 하나는 온건파의 노선과 과격파의 노선간의 변증법적「사이클」에서 조정자의 역할을 맡은 것이었는데 그가 없는 지금은 중공혁명이 온건파 노선이든 과격파 노선이든 간에 어느 한쪽으로 제도화되고 정착할 것인가.
『정확한 전망은 어렵다. 그것은 여러 갈래의 파벌간의 힘의 균형에 달렸다. 중공에는 과격파를 지지하는 사회적 세력이라는 것이 있었다. 과격한 운동의 충동이 아직도 있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물론 모의 개인적인 역할도 컸다. 문화 혁명과 대약진 등 과격한 정책은 모두가 모의 개인적 정열에서 나왔다. 그러니까 모의 죽음은 그런 격동을 완화하는 작용을 할 것으로 보인다.』
-「스탈린」이 죽은 뒤 과연 「스탈린」은 「러시아 혁명의 완성에 필요한 사람이었던가 라는 논쟁이 일었다. 모는 중공 혁명을 위해서 필요란 사람이었던가 라는 질문에는 어떤 답변이 가능할 것인가.
『모는 중국공산당의 집권에 필요한 존재였다. 여기에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그가1958년 이후 취한 노선이 필요한 것이었던가에 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많다. 모가 없었더라면 중공이 지금보다 큰 발전을 했을 것이라는 주장이 있을 수 있다. 모의 노선은 분명히 부정적인 유산을 남겼다.』
-권력투쟁이 심각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인가.
『강경파가 얼마나 강경한 도전을 할 것인가에 달려 있다고 본다 .그런데 강경파는 당이나 군에서 그렇게 강력한 권력을 가지고 있는 것 같지 않다. 그들이 거리로 뛰어나가서 민중을 동원하지 않는한 거사를 할 수 있는 처지가 아닌 줄 안다.』
-국내정치에 있어서 정책의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는가.
『확언하기 어렵다. 가장 주목되는 것은 교육제도다. 등 은 교육에서 평등주의를 경시하고 대학에서의 정예교육을 강조하여 강경파들의 신랄한 공격을 받은바 있다. 그런 말썽을 안고있는 교육정책을 어떻게 할것인지를 보면 화와 강경파의 관계를 알만하다.』
-모의 사망과 새로운 중공의 지도체계가 중소분쟁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는가. 『온건파가 이기면 한정된 화해가 성립될 가능성이 있다. 소련에 대한 적의는 모의 개인적인 감정이 작용했다. 그러나 소련과 중공간에는 여러 가지 이해충돌이 있기 때문에 화해는 한정된 것 일수밖에 없다.』
-모가 죽고 새로운 지도자가 등장한 후 에도 한국 및 「아시아」다른 지역의 미군 주둔을 묵인하는 중공의 입장은 변함이 없을 것인가.
『누가 권력을 잡는가에 달렸다. 과격파가 득세하지 않는다면 중공의 그런 태도는 유지될 것이다.
양파간에 화해가 이루어진다면 미국에 중공과의 관계를 정상화하고 한국에서 미군을 철수하라는 압력이 가해질 것이다. 과격파는 친미정책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들은 미국과 소련에 적대적인 정책을 취할 것을 주장한다.
권력투쟁의 결과로 중공이 혼란에 빠질수록 김일성은 중공을 상대로 하는 흥정의 입장을 강화할 것이다. 대한정책이 중요성을 갖게되고 김일성은 한국에 대한 보다 독단적인 정책을 위한 중공의 지지를 요구할 것이다. 그러니까 한국의 입장에서는 중공이 조속히 안정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중소간의 부분적인 화해가 한국에 미치는 영향은.
『그런 일이 실제로 일어난다면 한국에는 좋은 일이다. 김일성 이가 중소를 교묘히 조종하는 재주를 부릴 수 없기 때문이다. 중소의 화해가 공동의 한국정책을 가능케 할 정도로는 발전하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