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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학과 집중현상 다소 둔화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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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올해로써 두 번째 실시된 서울대인문·사회·교육(인문 사회계)계열의 과배정결과 예년보다 인기학과 집중도가 다소 둔화되었다고는 하나 학생들의 잠재적인 불만은 더욱 높아져 학습·연구 효과에 큰 영향이 미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이는 제1지망에서 50%만을 배정했던 종래의 배정기준을 바꾸어 올해는 1지망에 우선을 두어 1백% 반영했기 때문. 학생들은 이 기준에 따라 적성에 맞는 학과 (전공) 보다 자신의 성적이「커트·라인」 의 안정권에 들 수 있는 학과를 신중하게 선택케 된 것이다. 21일 마감한 최종지망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가장경쟁이 치열했던 법학과(배정인원 1백51명)의 경우 1지망으로 1백60명이 지원, 작년의 2백14명에비해 현저히 줄었으며 34개학과 (전공)가운데 정원미달학과는 14개학과 뿐으로 지난해의 22개학과 보다 8개학과가 감소됐다.
과 배정의 기준이 되는「커트·라인」을 보면 영어영문학과(3백34·76점) , 법학과(3백31·08점) ,경제학과(3백25·71점)등의 순으로 3백점 이상이 5개학과 였으며 2백점 미만도 4개학과나 되었다. 최고「커트·라인」과 최저「커트·라인」의 점수차는 1백45·42점으로 여전히 큰 격차를 보였다.
이 같은 결과를 놓고 일부 관계자들은『득점 인기학과에 대한 편중된 지망 경향이 크게 둔화돼 안정세를 보여 계열별 모집제도가 이제 본궤도에 오른 느낌』이라고 성급히 단정하고 있다. 하나 일부 특정학과를 제외한 이른바 비 인기학과에 배정된 대다수의 학생들은 불만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실정 즉 학생들은 1지망에서 탈락될 경우 자신의 의사와는 정반대의 학과로 전락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안고 거의가 1단계씩 낮추어 지망하게 된 것이다.
이는 최종학과 배정결과에서 나타나고 있는데 대상학생 8백21명 가운데 1지망에서 배정 완료된 학생은 7백52명으로 94%를 상회, 지난해 65%에 비해 큰 차를 보여주고 있으며 2지망은 9명,3지망은 30명 뿐이었다.
그러나 각 학과에 지원한 지망자들의 최고점수를 보면 3백점 이상이 29개학과(전공)에 고루 분포돼있어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이 사회적인 요구에 순응하지 않고 소신껏 자신의 학문연구에 몰두하려는 바람직한 학풍조성과정으로도 풀이되고 있다.
세칭 비 인기학과였던 종교학 전공의 최고점수가 3백55·17점, 미학전공 3백74·21점, 고고학 전공3백1·92점등으로 우수학생들이 분산되어 해당학과의 교수들과 재학생들의 사기 앙양에 큰 도움을 주고있다.
배점 기준성적은 기초과정 교과목 (3개학기) 평점 평균에 1백을 곱한 것에 입학 성적의 10%를 가산 한 것으로 만점이 4백93·80점이다.
학생들은 극심한 경쟁을 뚫고 입학한 후 1년6개월 동안 다시 과 배정을 위한 성적경쟁에 열을 올려 제2의 입시 전쟁을 방불케 할 정도.
계열별 입학생들의 입시 제도자체에 대한 회의와 학과배정에서 나타난 잠재적 불안·갈등은 1학기 때 부터 실시된 부전공제가 어느 정도 해소시켜 준다고 하나 큰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지난 3월9일 부전공신청이 마감되어 학점을 취득하고 있는 학생 수는 1백61명에 지나지 않아 부전공제가 학생들의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음을 나타냈다.
학생들은 부전공제의 성적과 인원 제한을 철폐하고 인문대와 사회대의 교류를 확대하는 한편 신청학점의 상한선을 재조정해 줄 것을 바라고 있다. <김원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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