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모 등 49명 행적 조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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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여자운전사 살해「택시」탈취 강도사건 수사본부는 13일 이제까지 용의선상에 오른 동일수법 전과자 33명 중 22명과 경기도 포천에 연고가 있는 전직 이발사이며「택시」강도·살인전과자인 박모씨(34) 등 모두 49명에 대한 행적수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은 운전사 권경자씨를 잔인하게 살해한 점을 들어 범인이 면식범(면식범)일 가능성이 많은 것으로 보고 수사하고있다.
경찰이 쫓고있는 박씨는 ▲62년9월 권씨의 피살현장에서 5백여m 떨어진 곳에서 이발용가위로 「택시」운전사를 찌르고 돈을강탈, 달아났다가 붙들려 69년까지 복역했으며 ▲출옥뒤 고향인 포천군 포천면 선단2리에 나타나지 않다가 10일하오 1시쯤 이번사건의 범인과 인상착의가 비슷한 30대남자 1명과 함께 돌연 왔다가 돌아간 사실이 주민들의 진술로 밝혀졌고 ▲권씨가 결혼전 사귄 남자친구 중에 이발사 직업을 가진 사람이 있다는점 ▲사건당일인 5일 자정쯤 서울 청량리 모여관에 박씨와 비슷한 남자가·투숙, 숙박부에 주소를「서대문구」로 기입했으나 주소가 권씨주소지인 금호동으로 밝혀진점 등이 용의점이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박씨가 권씨가 결혼전에 사귄 이발사로 동일 인물임이 확인되면 수사는 급진전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경기도경은 12일 의정부경찰서 안에 서울시경과 별도로 수사본부(본부장 김공환 경기도경 수사과장)를 설치, 경기북부지방에 대한 수사에 나섰다.
【포천=김원태기자】피살된 권씨의 시체유기 장소인 경기도 포천군 포천면 설운리와 선단리 일대의 탐문수사와 정밀호구 조사를 실시하고 있는 경찰은 12일하오 사고「택시」 목격자 4명의 진술을 종합, 범행은 5일 하오6∼7시 사이에 이루어졌고 권씨가 범인들을 태우고 피살현장까지 차를 몰고간 것으로 단정했다.
서울∼포천간 43번 국도에서 동두천쪽 비포장도로 입구인 포천면 선단2리 길가에 사는 김부희씨(45·여)는 5일하오 5시30분부터 6시사이 더위를 피해 마당에서 바람을 쐬고 있었는데 「베이지」색 「브리사·택시」가 집앞 골목길을 지나간 것을 힐끗 보았다고 말했다.
김씨는 『여자운전사인 것 같아 담옆으로 걸어가 다시「택시」뒷모습을 보니 남자 2명이 뒷좌석에 앉아 있었고 여자운전사는 초럭색 반팔 T「샤쓰」를 입고있었다』 고 말했다.
시체유기 장소에서 8백여m 떨어진 설운2리 길모퉁이에 사는 서동환군(12·선회국교5년) 은 같은시간에 앞마당에 있는 살구나무에 올라가 놀고 있었는데 흰「택시」가 마을을 통과, 고개마루턱에 정차한 뒤 승객들이 성급히 내리는 모습을 무심코 보았다고 말했다.
또 이웃 홍성민씨(24)도 이시간쯤 집앞을 지나는 흰「택시」를 목격했다는 것. 이어 하오7시부터 7시30분 사이 국도변에 있는 원두막에서 참외밭을 지키던 김수환군(15)은 남자운전사와 남자승객 1명이 탄 흰색「택시」가 산비탈을 급히 내려와 서울쪽으로 가는 것을 보았다고 말했다.
권씨의 시체는 12일하오 2시30분쯤 서울 장의사소속 서울 9바1797호 장의「버스」편으로 고양군 벽제 공동묘지에 운구되어 매장됐다.
경기도 포천군 설운3리 해룡산기슭 시체유기 장소에는 권씨의 남편 김정길씨(34)와 오빠 권길부씨(36)을 올케 송영순씨(31) 언니 정임씨(40) 형부 박대규씨(48) 등 유가족 20여명이나와 관을 붙들고 통곡했다.
한편 국립과학수사연구소「팀」에 의해 실시된 권씨의 시체해부결과는 ▲후두부함 몰골절 ▲목뼈골절 ▲턱뼈골절 ▲상복부좌상(폭2cm·길이11cm) ▲양측대퇴부좌장 등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이같은 시체부검(부검)결과를 놓고 범인들이 차를 세워놓고 운전석에서 권씨를 끌어내려 결박, 반항하자 목을 졸라 실신시킨 뒤 칼로 가슴을 찌르고 돌멩이로 뒷머리와 턱을 내리쳐 죽인 것으로 단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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