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빌딩에 객석 백30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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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공연무대의 부족으로 허덕이는 연극계에 또 하나의 소극장이 마련된다.
종합예술지『공간』을 발행하고있는 건축가 김수근씨(45)가 현재 공간「빌딩」(종로구 원서동219)뒤에 세우고 있는 대지 75평, 연건평 2백50평의 5층건물중 1층과 지하실에 객석 1백30석의 소극장을 짓는다.
오는 11월에 준공예정인 이 소극장은 그 공간 구성에 있어서 이제까지의 극장과는 다른 여러 특징을 갖고 있다.
약50여평의 소극장은 사방1.2m, 높이20m의 수많은 나무상자로 이루어져 있어 연출자가 마치 어린이가 벽돌쌓기를 하듯 고·저·평면을 자유자재로 구성할 수 있다.
무대와 객석이 따로 없으며 연출자가 나무상자를 자유롭게 조작, 사방 어느 곳에든 적당한 크기의 객석과 수많은 형태의 무대를 만들 수 있다. 따라서 관객을 완전히 연극속에 포용할수 있다.
또 이러한 극장은 세계 어느 곳에서도 그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것으로 김씨는 어린이들의 벽돌쌓기 놀음에서「아이디어」를 얻었다고 말한다.
천장은 전기「플러그」를 천장 어디에다 꽂아도 불이 들어오게 되어있는「멀티·닥트·시스팀」을 사용하여 벽면에도 18대의「멀티·스크린·프로젝트」를 설치, 환상적인 분위기도 조성한다.
소극장 옆에는 거의 같은 크기의「프와이에」(막간휴게실)를 마련, 연극뿐 아니라 모든 예술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여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공간 질서를 만든다.
이 소극장은 연극 외에도 수준급의 실내악「콘서트」나 판소리 감상회 등으로도 이용될 예정이며 『주로 한국적인 예술공연에 중점을 두겠다』는 것이 김씨의 계획이다.
『공간』은 앞으로 창단예정인 자체극단의 공연 외에도 여러 극단들에 싼값으로 대관할 예정으로 있어 공연무대가 부족한 연극계에 밝은 전망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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