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동강 난 국민여론… 여기선 "파병" 저기선 "반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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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 파병 동의안 처리가 공전된 28일 서울 여의도에서 파병을 찬성하는 집회와 반대 집회가 함께 열리는 등 전국에서 두 목소리의 집회와 성명이 잇따랐다. 반전 기류는 29일 서울 종묘공원 등 곳곳에서 다시 대규모 집회로 표출될 예정이다.

경찰은 29일 정오 전국민중연대가 서울 종묘공원에서 집회(참석 예정 5천여명)를 한 뒤 오후 5시30분부터 종로2가 YMCA까지 약 1km를 가두행진하기로 함에 따라 이 구간 진행방향 3개 차로에 대해 일부 교통통제를 할 예정이어서 도심 교통혼잡이 예상된다.

여의도에서 찬.반 두 집회=오전에는 반전 집회가 이어졌다. 전국농민단체협의회 등 40여개 단체가 모인 농업회생연대는 국회 건너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명분없는 전쟁에 우리 젊은이들과 세금이 동원돼선 안된다"며 파병안의 철회를 촉구했다.

이어 전국민중연대와 여중생 범대위 등 시민사회단체 소속 회원 1천5백명이 '범국민 행동의 날'집회를 열었고,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도 '이라크 전쟁의 불법성과 한국군 파병의 위헌성'에 대한 의견서를 국회에 전달했다.

반면 낮 12시30분쯤 해병전우회.재향경우회 등 20여개 단체 회원 8백여명이 '이라크전 파병 지지 및 법안 국회 통과 촉구 결의대회'를 한나라당사 앞에서 열었다.

이들은 "한국군의 파병은 한.미 동맹 관계를 돈독히 해 우리의 안보를 강화할 것"이라며 정부의 파병 결정을 지지하고 "국회는 파병 동의안을 통과시키라"고 요구했다.

◇대학가 술렁=27일부터 31일까지 동맹 휴업 찬반 투표를 진행 중인 서울대 총학생회는 이날까지 40%가 넘는 학생이 투표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부산대 총학생회는 동맹휴업을 위한 파란 리본 달기 캠페인을 시작했다. 서울시내 주요 대학 총학생회는 29일 학내에서 파병 반대 집회를 열 예정이다.

연세대 교양수업인 'NGO와 국제행정' 수강생 3백여명은 강의 대신 신촌 거리에서 반전구호 피켓을 들고 시위를 했다. 강사인 성공회대 박상필(朴祥弼 .NGO대학원)교수는 "학생들의 제안에 따라 현장수업을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파병 예정부대에 호소문도=참여연대는 이라크전 파병부대로 거론되고 있는 공병부대 장병들에게 참전 거부를 권유하는 호소문을 발표했다.

참여연대는 지난 27일 홈페이지에 '군인 여러분! 반인권적 참전을 거부하십시오'란 제목의 호소문을 실어 "군 부대원들이 위헌적이고 반인권적인 파병으로 생명의 위협을 겪을 필요가 없다. 참전을 거부하고 헌법 소원과 국가인권위원회에 대한 구제 신청으로 군인들의 권리를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국으로 확산=부산여성회 회원과 부산.경남 총학생회연합 소속 대학생 등 20여명은 박관용 국회의장이 위원장으로 있는 한나라당 부산 동래지구당 사무실을 찾아 국회 파병 동의안 상정에 항의했다.

전북 민중연대 소속 회원 30여명은 전주시 전주 객사(客舍) 앞에서 반전.반미 및 파병 반대 촛불시위를 열었다. 민주노총 충남도지부와 전교조.농민회 등 충남 지역 40여개 시민사회단체는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의 이라크전 지지와 파병 계획 철회를 요구했다.

사건사회부.전국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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