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전철 '전국전철화' 요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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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충남 북부 시.군들이 저마다 천안까지 개통한 수도권 전철의 노선 연장을 요구하고 나섰다. 그러나 철도 정책을 결정짓는 건설교통부는 "수익성이 없다"며 난색이다.

아산시 건설교통국장은 지난달 초 시의회 의장과 함께 정부과천청사의 건교부를 찾았다. 지난 1월 천안역까지 연장됐고 내년 말 온양온천역(천안역서 14.7 ㎞)까지 개통되는 수도권 전철을 아산시 관내인 신창.도고온천역까지 11㎞ 더 연장해 달라고 건의했다. 쇠락한 도고온천 활성화와 대학생들 통학 편의를 역설했다. 이 일대에는 순천향대.아산기능대가 있고 2008년엔 경찰종합대가 개교할 예정이다. 또 태안.서산.보령 등 충남 서북부 주민들의 경부고속철 이용이 쉬워지고 교통량 분산으로 국도 21호 상습 정체도 풀린다며 전철 연장 필요성을 설명했다.

예산.홍성군도 수도권 전철의 노선 연장을 요구했다. 예산.홍성 군의회는 합동으로 지난해 건교부에 건의서를 냈다. 각종 국가개발계획에서 소외당한 이 지역 발전을 위해 전철이 아산관내 역을 거쳐 신례원-예산-삽교-홍성역(29.3㎞)까지 운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건교부와 철도시설공단은 이같은 주장에 고개를 내젓는다. 건교부 철도국 관계자는 "전철 연장이 철로 위에 전선만 깔아서 되는 일이 아니다"면서 "무엇보다 승객 수요가 보장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학생 통학만 해주고 빈 차로 운행하란 말이냐"고 반문했다. 즉 경제성이 떨어진다는 얘기다.

더욱이 온양온천~장항 구간은 장기적으론 전철화가 계획돼 있지만 천안~온양온천 구간과 달리 현재는 노반개량(직선화)공사만이 진행중이다. 철도시설공단 관계자는 "전철화가 되려면 승객 승하차를 위한 고상(高床) 플랫폼 건설 등을 위한 설계 변경이 있어야 하고 그에 따라 공사기간 연장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자칫 내년말로 예정된 온양온천역 연장 개통까지 틀어질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아산시는 또 고속철역과 모산역 사이에 '탕정역', 건설중인 공설운동장 옆에 '풍기역' 설치도 건의했으나 건교부는 아산신도시가 건설돼 승객 수요가 많아졌을 때 검토할 문제라는 입장이다.

한편 해당지역 시외버스 업계는 전철 연장을 반대한다. 천안의 경우 전철 개통으로 수도권행 시외버스 승객이 절반이나 줄었기때문이다.

최근 청주의 한 국회의원도 건교부에 "청주.청원을 합쳐 80만명의 인구가 있는데 철도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서는 수도권 전철을 청주역 및 청주공항까지 연장 운행해야 한다"고 건의한바 있다.

조한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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