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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어지지 않는 인기학과 집중현상 계열별 모집대학 세 번째 학과 과정에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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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올해로 세번째 맞이하는 계열별모집대학의 학과배정을 앞두고 각 대학은 예년과 마찬가지로 일부 인기학과에의 집중현상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나 사회의식구조면에서 심각한 문젯점을 던져주고 있다. 특히 이같은 현상은 인문·사회과학계열에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는데 일부 교육전문가들은 이같은 집중현상은 뚜렷한 주관에서보다는 사회적 평가로 전공을 좌우하는 학부모와 학생들의 잘못된 생각이 빚는 결과로 지적하고있다.
서울대의 경우 (작년) 사회계열 법학과의 경우 1백42명의 배정 인원에 1차 지망자는 2백11명이나 되었고 이밖에 정치·외교·경제·경영. 무역학과 등이 집중 지원현상을 보인데 반해 고고·심리·지리학과는 단 1명의 지원자도 없었으며 언어·국문·사회사업학과 등도 정원에 크게 미달했다.
지망자가 정원을 초과한 경우 커트라인을 통해 학과를 배정케 되어 과별 우열현상도 나타났다.
다른 대학의 경우도 마찬가지 현상을 보였는데 학과 배정 신청일 10여일 앞두고 학생들의 경향을 예진한 교수들은 올해도 똑같은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대해 서울대자연과학대 물리학과 고윤석교수는『우리나라 학부모와 대학생들은 전공학과선택에 있어서 기형적인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 기초학문의 연마에 중심을 두지 않고▲사회에서의 평가▲선배들의 진로도▲교육의 비용▲외국유학가능성 등 피상적인 요인만을 생각, 특정과에 집중하는 경향이 짙다고 말했다.
고교수는 또 『선진국에서처럼 학부교육은 광범위한 기초교육에 주력하고 대학원에서 전공에 대한 집중적인 학문연구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정호교수 (서울대경영대학)는 『학생들이 전공을 선택하는 것은 평생직업으로 일생을 살아가겠다는 일관된 신념에서 보다는 사회에서 어떤 학문을 우수한 것으로 보느냐에 따라 좌우되고 있다』고 밝히고 『취업기회 사회활동의 성공도 등 사회적 수요에서 인기학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교수는 『이같은 현상은 금전만능풍조의 시대적 조류에 편승하는 것으로 보여져 학생들만 나무랄 수 없다』고 지적, 『사회 전체적인 차원에서 경제성이 없는 다른 분야에 대한 중요성을 부여, 비인기학과를 지망하는 학생들이 긍지와 의의를 찾도록 해주어야 산다』고 강조했다.
유인종교수 (고려대)는 이같은 경항은 이른바 일류학과를 나와야만 쉽게 출세할 수 있다는 자만과 허세위주의 사고방식에서 가중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고 말하고, 학부모와 학생들은 자신의 장래를 위해서도 지금까지의 잘못 된 생각을 버리고 적성과 능력에 맞는 학과를 택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정원식교수(서울대사대)는 계열별 학생모집이 의미하는 성숙한 진로의 결점②대학초급학년에서 광역의 학습경험③부적배치학생의 감소 등과 학부모와 학생들의 그릇된 의식과 제도적인 문젯점으로 당초 목적달성을 못하고 있다고 들고 현재의 계열을 크게 세분화하고 학과 정원의 경직성을 탈피하여 학생들이 자키가 원하지 않는 학과에 배정되는 현재의 모순을 최대한 막아야할 줄 안다고 말했다.
유형락교수(한양대사대학장)는 현재의 학문분야별 계열을 단과대학별로 환원함으로써 학생들이 본인의 희망과는 다른 학과에 배정되는 경우를 최소한으로 줄이도록 해야하며 단과대학별모집이 안될 경우엔 현재의 학문분야별 계열을 보다 새분화 할 필요가 있다고 들었다.
예를 들어 사회계열의 경우 정법계열과 경제계열 등으로 나누는 것이 보다 합리적인 것으로 본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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