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게릴라」의 최후 거점이 무너지고 있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레바논」을 파괴하고 있는 내전은 「팔레스타인」저항 운동을 국제위신과 힘의 정상으로부터 붕괴시키고 있다.
1974년 「아랍」 정상회담은 「야세르·아라파트」에게 모든 「팔레스타인」인을 대표하는 「유일한 합법적 대변자」의 역할을 부여했는데 이어 「아라파트」는 「팔레스타인」 해방기구(PLO) 대표단을 이끌고 「유엔」총회에 참석, 국제적 승인을 받는 등 「팔레스타인」 저항운동의 국제적 지위는 최고조에 달했었다.
그러나 오늘날 이 저항운동은 유대인 대신「레바논」의 동료 「아랍」인들과의 싸움에 휘말려있다. 「레바논」의 기독교 세력은 「레바논」내 「팔레스타인·게릴라」들의 무장 해제와 40만 「팔레스타인」난민들 중 3분의 2의 「레바논」출국을 요구하면서 「팔레스타인」 난민 수용소를 공격하고 있다.
한편 「시리아」군은 「레바논」북부 「트리폴리」항의 「팔레스타인」지구를 폭격하고 동부「레바논」의 중요 「게릴라」거점들을 분쇄하고 있다.
「아랍」보수 정권들에게는 「팔레스타인」의 실지 회복을 지원하는 문제와 「레바논」의 친 서방 노선을 변경시키려는 극렬 좌익세력에 대한 「게릴라」들의 지원은 별개의 문제다. 이들에게 있어 「레바논」의 우익 정권을 말살하려는 「게릴라」 「레바논」 좌파와의 결탁은 묵과할 수 없는 사태발전인 것이다.
중무장의 「팔레스타인·게릴라」와 「레바논」혁명 분자들의 「베이루트」 공략은 석유로 치부한 「아랍」제국에 경종을 울려주는 것이다.
「하페즈·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은 「레바논」에 무장 병력을 파견할 때 「아랍」지지를 계산했었으며 그의 판단은 옳았다.
이에 따라 「이집트」·「시리아」 및 「요르단」에서 발판을 잃은 「팔레스타인·게릴라」는 「이스라엘」과 접경한 마지막 자유 작전기지인 「레바논」을 확보하기 위해 사투를 계속하고 있다.
「게릴라」들은 「베이루트」접근로를 진격해 오는 「시리아」 「탱크」 부대를 저지하고 「시돈」항에 육박해 들어온 또 다른 「시리아」 「탱크」부대를 격퇴시켜 「시리아」를 놀라게 했다. 「팔레스타인」 대표는 「아랍」 연맹회의에서 『「시리아」군의 「레바논」 개입은 「팔레스타인」혁명을 분쇄하고 「팔레스타인」을 「시리아」 보호아래 두려는 것인데 우리는 모든 형태의 보호를 거부하는바』라고 선언했다.
「게릴라」들은 「아사드」대통령이 「팔레스타인」 저항운동을 길들여 「요르단」강 서안을 「시리아」와 「요르단」과 「팔레스타인」 연방국으로 만든 후 이곳에 「팔레스타인」인을 정착시키려는 중동 해결책을 강요하려 하고 있다고 믿고 있다.
기독교 민병대는 기독교 영토 안의 2개 소규모 난민 수용소를 점령, 무장 해제시킨 후 대규모 「팔레스타인」 수용소인 「탈자타르」를 포위, 공격하고 있다. 「팔레스타인·게릴라」들은 현재 지중해를 등뒤에 두고 동쪽에는 막강한 「시리아」군을, 북쪽에는 기독교 군을, 그리고 남쪽에는 「이스라엘」을 대면한 채 겨우 「레바논」남서쪽의 한 조각 영토에 몰려있다.
이와 함께 「게릴라」 지도자들은 「레바논」 남부와 「베이루트」시 회교도 장악지역에서 진퇴양난에 빠져있다. 【AP 합동】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