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형후 집안에 부양사 잇달아 일어나|사당에 모셔 31연간 받들어…화앙가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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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동경=김위제특파원】안중근의사가 투옥되어있던 영주의 여순감옥소장의 딸이지난 31년동안 안의사를 신으로 모시고 제사를 왔음이 최근 알려져 화제가 되고있다.
1910년 안의사가 처형당시 여순감옥소장이었던「구리하라·사다기찌」(속원정길·41년사망)씨의 3녀「후사꾜」(방자·74세·동경군세전곡구등등력8정목4-22)여사는 1944년부터 안의사를 집안에 마련한 사당에 모셔 제사를지내와 가달을 빌어왔다는것이다.
「후사꼬」여사가 안의사를 모시게된 동기는 안의사가 처형된후부터 이상하게도 집안에 불상사가 연달아 일어나 도를 닦는사람에게 물어본 결과 집안에 위대한 망령이 있기때문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사당을 차려 제사를지내게되었다는것이다.
이때부터 31년동안 매월초하루와 18일 두번 사당에서 제사를 지내고 매일아침 새벽 절을해왔다는것이다.
「후사꼬」여사는 행사를남몰래 해오다가 지난번 안의사의 유골이 유족에게전달됐다는 보도를 보고 2일 동경에있는 한국연구원에 찾아가 최서면원장에게이갈은 사실읕 밝히고 사당에넣을 안의사 사진을요청했다.
「후사꼬」여사에 따르면 자신이 7살때 소장관사주변에는 안의사의 석방을요구하는 의병으로 보이는 5∼6명이 배회했다는것이다.
이들 의병들은 중국돈으로 5만원을 주는 조건으로 안의사 구명교섭을 감옥소장이던 아버지에게 해왔다는 이야기를자주 들었다고 「후사꼬」여사는 밝혔다.
부친이 안의사가 처형된직후 감옥소장을 그만두고 일본에 들아온후부터 집안이 기울기 시작, 언니가 32살때 아프기 시작한지 30분만에 절명했고 어머니는 자다가 그대로 사망하는 변이 발생했고 자기경우는 장남이 정신착란증에 걸렸고 2남은 결핵으로25년간 고생하며 가슴뼈를 8개나 떼어냈으며 「게이오」(경응)대학까지 나온 3남은 떠돌이 신세가 되었으며 큰딸은 귀족집안에 출가했으나 별다른 이유없이 이혼을 당했다는것이다.
「후사꼬」여사는 자신까지 2대에 걸친 집안의 불상사로 고민하다가 동경의 한교회에서 도를 닦고 있던 「시즈꼬」(정자)라는 여인을 찾아가 이같은 고민을 이야기했다는 것이다.「시즈꼬」는 『위대한 사람의 망령때문』이라고 말해주어 이때 큰뜻을 이루려다 못이룬 안의사가 바로이 「위대한 사람」에 해당한다는것을 깨닫고 즉시 집안에 조촐한 사당을 마련하고 일본의 민속신인「이나리」(도하)처럼 섬겨왔다는 것이다.
그후로는 온집안에 불상사가 가시고 가족이 모두정상을 되찾게 됐다는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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