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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성식품 추방을 위한 캠페인(10)|맹독 두부·콩나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석회 두부』『수은콩나물』-.
서민들의 식탁에 가장 자주 오르는 두부와 콩나물이 이처럼 듣기 섬뜩한 별명을 달고있다.『밭에서 나는 쇠고기』라는 값싸고 질좋은 영양가 듬뿍한 콩이 불량 식품으로 둔갑 한것이다.
서울 서대문구Y동 M콩나물제조업소. 3평 남짓한 지하실 안. 물때가 묻어 짙은 흑갈색을 내는 1m 높이의 나무통안에 콩이 넣어져있고 그위에 손때에 전 새까만 헝겊이 덮여있다.
지하수를 뽑아 공급하는 고무「호스」에는 기름이 묻어있고 콩나물을 걸러대는 물은 하도 여러번 쓴 것 이어서 희뿌옇게 변색돼 있다.
두부 제조업소도 마찬가지.
가내공업식의 원시적인 시설에다 위생처리가 재대로 안된 두부를 만를어 내고 있으나 단속의 손길이 완전히 미치지 못하는 실정.
그래도 두부제조업소는 보건소의 감독을 받아 좀 나은편이나 콩나물의 경우 허가받을 필요도없이 멋대로 길러 멋대로 팥리는 실정 이라는 것이다.
서울 영등포구 제조업소의 경우, 공장 구석구석에 거미줄이 붙어 있고 콩나물이 흘러 나가는「파이프」는 녹이 쓸었으며 콩국을 짜는 쇠판자 사이에는 시커먼 부패물이 끼여 있다.
두부를 담가 놓는 물은 불길하고 건져 놓은 두부에는 덮개가 없어 먼지가 쌓인다.
68년『석회두부』 파동과 잇단 소비자들의 고발이후 서울시는 72년부터 영세두부 제조업소들의 합병을 장터, 당시 2백여개소에서 현재 1백여개소로 줄었으나 아직도 대부분의 업소가 I 공장과 대동소이한 실정.
더군다나 요즈음 가게에 나오는 두부는 재래식 두부보다 맛이 훨씬 뒤떨어 진다는 주부들의 불평이다.
가정주부 김삼복씨(42·서울서대문구미근동186)는「옛날 두부는 기름에 튀겨 김치에 싸서 먹어도 하늘하늘한 맛이 있었으나 요새 두부는 찌개를 끓여도 딱딱하고 맛이 없다』고 불평했다.
3대째 40여년간 두부를 만들어온 대성식품공장(서대문구냉천동171의2) 주인 유광현씨(31)에 따르면 10년전만 해도 두부를 만들때 간수를 넣어 응고 시켰으나 석회파동 이후 응고제로 황산「칼슘」·염화「마그네슘」등 화학약품을 쓰고 있어 고소한 맛을낼수가 없다는 것.
유씨는『그래도 위생면에 있어서는 요즘 보건소의 감독이 심해 훨씬 좋아진 편』이라고 말했다.
농약살포·합성세제등으로 오염되지 않은 깨끗한 간수가 다시 생산되지 않는한 주부들이 바라는『맛있는 두부』는 이게 기대조차 할수 없게 된셈이다.
콩나물 제조업자인 명창원씨(49·중구 만리동2가18)는『때깔이 좋은 콩나물은 오히려 않사가는게 좋다』고 말한다.
일부업자들이 대가리가 노랗고 빛깔이 맑고 샅찐 콩나물을 만들기 위해 금비(금비)나 농약을 뿌리는 일이 있다는 것.
비료로 키운 콩나물은 햇빛에 잘 비춰보면 몸안에 가는 실줄이 세로로 나 있으나 소비자들이 가려 내기는 힘들다.
지난해 국립 보건원은 이런 콩나물에서 0·16PPM의 수은과 적은량의 납 및「카드뮴」등 맹독성 중금속류를 검출했다.
농약을 안 쓰더라도 서울시내에서 생산되는 콩나물은 대부분 오염된 우물물등 지하수등으로 키우기 때문에 볼결하다.
그렇다고 콩나물을 옛날처럼 집에서 길러 먹기도 힘들다. 번거롭기도 하지만 수도물로는 콩나물 재배에 알맞은. 수온(수온)을 맞을 수가 없기때문.
일반가정에서는 값비싼 쇠고기에 이어 값싼『밭의 쇠고기』도 못먹게 됐다고 할까-가정주부 김윤숙씨(28·서대문구 충정로2가185)는『콩나물도 불량식품이라면 집에서 마음놓고 먹을수 있는게 뭐냐』고 한탄했다.<김종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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