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다각개발·혁신영농을 위한「시리즈」|영농기술의 개선(5)|한우사육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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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한우사육에서 볏짚·풀·콩깍지 등의 담근 먹이(엔실리지)를 만들어 날로 먹이는 것이 볏짚을 끓여 먹이는 것보다 사육비·노력비가 적게 들뿐만 아니라 소도 훨씬 살이 찌는 것으로 밝혀졌다.
지금까지 소는 여물을 끓여 먹여야만 하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이는 ①볏짚이 쉽게 구할 수 있는 유일한 사료였고 ②별도로 사료작물을 재배할 여력도 없었기 때문에 습관화된 것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소는 반추동물이기 때문에 생사(날로 먹임)해도 아무런 불편이 없으며 오히려 날 먹이로 키우는 것이 사육비와 노력 비는 각각 3분의1로 줄어들고 살도 50%나 더 찐다는 것.
농수산부와 축산시험장 조사에 의하면 ⓛ사육비의 경우 볏짚을 끓여 먹이는 것이 담근 먹이를 만들어 기르는 것보다 2∼3배나 더 많이 드는데 특히 끓여 먹이기에 필요한 땔감은 마리 당 연간 약2t이나 되어 한 짐(60kg)에 5백원씩으로만 계산해도 연간 땔감 값만 1만8천원이 넘는다.
예컨대 60일간 볏짚을 끓여 먹일 때 드는 사육비는 마리 당 19원52전이나 되나 담근 먹이를 날로 먹일 때는 8원36전이면 충분해 사육비는 반으로 준다.
②끓여 먹여 기를 때는 땔감 만들기, 여물 끓이기 등 잔일도 많아 한사람이 10마리 이상 키울 수가 없으나 날로 먹여 기를 때는 30마리까지도 키울 수 있다.
날로 먹이는 것은 그 만큼 노력 비도 절감되는 것이다.
③볏짚을 끓여 먹이면 담근 먹이를 날로 먹이는 것보다 더 먹게 되고 사료비도 더 들면서도 영양분을 모두 잃어버리기 때문에 증 체 량은 오히려 떨어진다.
축산시험장은 끓여 먹이기와 날로 먹이기의 소증 체 효과를 규명, 60일 동안 볏짚을 끓여 먹일 때는 21·7㎏밖에 살이 찌지 않지만 볏짚을 날로 먹이면 같은 기간 중 24.7㎏, 그리고 담근 먹이 날로 먹이기에서는 31.7㎏이나 살이 찐다는 것을 밝혀 냈다.
볏짚을 먹일 때는 끓여 먹이는 것보다 날로 먹이는 것이 좋고 날로 먹일 때도 볏짚보다는 담근 먹이를 만드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④이밖에도 날로 먹이면 소화율을 높이고 간접적으로는 좋은 담근 먹이와 말린 풀을 준비해야 하므로 사료작물을 따로 가꾸는 등 토지로 더 효율적으로 이용하게 된다는 이점도 있다.
75년 현재 전국의 한우 1백54만 마리 중 담근 먹이 날로 먹여 기른 소는 98만 마리.
73년부터 날로 먹이기가 권장되어 아직 일천하지만 적어도 80년대까지는 모두 사양방법을 달리해야 할 것 같다. 날로 먹일 때의 요령으로 풀이 시들기 시작할 때는 ⓛ고구마덩굴 또는 옥수수 담근 먹이와 질이 좋은 건초를 반반씩 혼합하고 ②이 때 마른풀과 고구마 덩굴은 잘게 썰어서 보릿겨나 밀기울을 1∼2㎏ 정도 섞어 주되 ③보통의 경우는 3∼7일 정도 계속 먹여야 날로 먹이기가 길든다.
풀이 모두 시든 다음에 먹이방법을 바꿀 때는 끓여 먹임과 날로 먹임을 반복, 시간을 두고 길들이는 것이 필요하다.
풀이 없는 겨울철이 되면 날로 먹이기도 힘이 든다.
따라서 미리 건초를 준비해 두어야 하는데 풀이 없는 겨울철 약 2백일동안 필요한 건초 량은 큰 소 1마리 당 1천㎏이면 충분하다.
담근 먹이에 필요한 재료는 옥수수 잎이 가장 좋지만 옥수수 재배가 어려우면 혼합목초·해바라기·콩·고구마 덩굴 등으로 만들면 된다.
날로 먹임 사료 급여량은 별표와 같이 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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