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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자동차 값비싸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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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1인당 국민소득이 5백「달러」수준에 가면 「마이카」시대가 오게 되리라 던 우리의 꿈은 비싼 자동차 값 때문에 산산이 깨어졌다.
작년도 1인당 GNP가 5백34「달러」로 소득「베이스」로도 5백「달러」를 넘어섰으나 국내 자동차 값은 국제시세보다 최고 2배 이상 비싸 누구도「마이카」시대가 왔다고는 느끼지 못한다.
현재 국산 승용차 값은 기아의「브리사」(배기 용량 9백85㏄)가 대 당 1백98만2천4백원, 현대「포니」(배기 용량 1천3백㏄)가 영업용 2백4만7천3백원, 자가용 2백27만3천2백70원, 그리고 GM「코리아」의「레코드」(배기 용량 1천9백㏄)가「로얄」은 4백7만원,「딜럭스」가 3백56만원(이상 세금 포함가격).
이를「달러」로 환산하면「브리사」가 대 당 3천9백60「달러」,「포니」(영업용)는 4백80「달러」, 「레코드·딜럭스」는 약7천「달러」에 이르고 있다.
일본의 「도요다」자동차가 생산하는「카로라」(1천2백㏄의 일본 내 시판가격이 72만6천「엥」으로「달러」환산 2천5백「달러」수준이고「닛상」의「서니」(배기 용량 1천2백㏄)가 75만1천「엥」으로「달러」로 2천5백80「달러」수준인 것과 비교하면 대당 1천4백「달러」이상 비싸다.
이 밖에 서독의「폴크스바겐」(배기량 1천2백㏄, 미국「포드」의 자회사인 서독「포드」의「포드」12M(배기량 1천2백㏄), 일본의「블루버드」, 영국「포드」의「코티나」(배기량 1천3백㏄)등이 대당 2천5백∼2천8백「달러」수준인데 비하면 역시 1천「달러」이상의 비싼 값이다.
상공부가 지난 74년2월에 조사했던 가격을 보면 배기량 1천7백㏄의「시보레」승용차는 국내가격이 4천1백60「달러」(세금제외)였는데 미국 현지의 CKD(완전분해부품)가격은 1천7백76「달러」로 국내가격이 2. 34배,「코티나」의 경우는 국내가격이 4천2백35「달러」인데 영국현지 가격은 1천9백96「달러」로 2.12배의 비싼 값을 형성했다.
이처럼 국내 자동차 값이 외국에 비해 엄청나게 비싼데도 자동차「메이커」들의 원가계산과 판매가격 대비는 모두 밑지는 것으로 돼 있어 더 큰 문제가 있다.
현대자동차의「포니」는 총 원가가 2백14만3천78원이 먹히는데 공장도(세금제의)는 1백92만6천5백원으로 대당 21만6천5백78원이 적자이고「코티나」의 경우는 총 원가가 2백52만4백53원인데 공장 도는 2백29만원으로 대당 23만4백53원의 적자로 돼 있다.
또 GM「코리아」의「레코드·딜럭스」는 총 원가 2백99만6천4백78원에 공장도가 2백87만9백68원으로 대당 12만5천5백10원이 밑지는 것으로 돼 있다.
다만 기아의 「브리사」만이 총 원가 1백67만1천5백26원에 공장도 1백68만원으로 대당 8천4백74원의 이익이 있는 것으로 나와 있다.
승용차 부문에선 거의 전차종이 적자이고 그 대신「트럭」과「버스」에서 이익을 보아 현대는 작년 중에 25억4천5백만원, 기아는 18억3천8백만원, GM「코리아」는 13억5천6백만원의 이윤을 기록했다.
승용차 값이 적자인 가운데 이렇게 비싼 것은 그 첫째 원인이「메이커」들의 과잉투자로 수요에 비해 공급능력이 너무 크고 부분가동에 따라 고정비부담이 과중한 때문이다.
최근 현재 국내 자동차 3사의 승용차 생산능력은 현대가 연산 5만6천대, 기아가 5만대, GM「코리아」가 3만3천대로 모두 14만대에 이른다.
그러나 작년도 승용차 판매실적은 모두 1만9천5백14대로 생산능력의 14%정도다.
이중 유일한 흑자차종인 기아「브리사」가 1만7백94대를 판매, 60%에 가까운 점유율을 보였으나 올해 들어서는「포니」의 등장으로 높은 점유를 기대하기 어렵다.
물론 국제경쟁의 최소단위가 5만대 수준이라는 당위성은 있으나 너무나 미래지향형으로 자동차 공장을 건설, 현재로서는 소비자들의 무거운 부담을 강요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승용차 생산능력을 갖추는 데는 현대가 내외 자 4백63억원, 기아가 2백13억원, GM「코리아」가 2백89억원을 투입했거나 투입할 예정.
현대는 작년 말 현재 부채비율이 82·2%, 기아는 86%에 이르고 있다.
이 때문에 현대의 경우 지급이자가 총 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무려 11.6%나 되고 감가상각비의 비율은 15.3%나 된다. 바로 부채의존형의 과잉투자가 원가상승의 주요원인을 이루고 있는 것이다.
한 때 현대자동차 측은 소형승용차를 1백만∼1백50만원 대에서 생산하고 1대에 2천5백 「달러」내지 3천「달러」에 수출하겠다고「비전」을 제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에 와서는 자동차에 걸리는 세금이 너무 많고 이 때문에 가격이 비싸져 수요침체→부분가동→생산원가상승의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다고 지적, 정부가 자동차 수요를 늘리는 대책을 세워 주도록 촉구하고 있다.
지금에 와서 경쟁적으로 무계획하게 늘려 온 그들의 투자를 정부책임으로 돌리고 있는 것이다.
결국 세금의 과중한 부담과 수요 과소로 외자부품 값도 외국에 비해 6∼10배까지 비싼 경우가 있어 자동차 값이 비 싸지지 않을 수 없다는 결론이다.
소형승용차 물품 세는 15%로 방위세 포함 18%이며 휘발유세가 3백%나 되어 운영비가 많이 먹히는 게 수요침체의 주요원인이라는 주장이다.
그러나 그보다 더 큰 원인은 국내수요나 수출능력을 생각지 못한 채 주도권만을 노린 경쟁적인 투자와 시설과잉이 주요원인이다.
앞으로 언제쯤 전 자동차 공장이 정상 가동하여 생산원가가 내려가고 수출능력을 갖게 될는지는 예측하기 어렵다.
그때까지 수출이 어려운 가운데 전력 투구하여 수출을 눌린다 해도 적자수출이기 때문에 오히려 국내부담은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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