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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 회견 일문일답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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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북괴의 위협을 어떻게 보고 있읍니까.
▲평화를 위협하고 있는 것은 북한 공산집단의 전쟁도발가능성이다. 일부외국인들은 북괴의 위협이 없다든가 혹은 극히 적다든가 라고 말하고 있다. 중공과 소련이 북괴의 침략을 원하지 않으며 지원하지 않는다는 논거에 입각한 이야기지만 우리의 입장에서 볼 때 전쟁의 위협이 없다는 것은 너무나 안이한 생각이다.
한반도에서 긴장상태가 최고도로 높아진 것은 l년 전 「인도차이나」가 공산화될 때였다. 당시에 비해 지금은 경세가 비교적 안정되어 있지만 그것은 일시적인 것이며 또 그것은 한국민의 단결이 강화되고 한미 양국정부가 침략에 대항한다는 결의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한시라도 잊어서는 안되는 것은 북한은 대남무력적화통일이라는 기본정책을 조금도 변경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또 하나 북한이 소련과 중공의 지원 없이도 한국을 단독으로 침략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있다.
또 「인도차이나」사태이후 북한은 군사력을 증강하고 군사기지를 남하시키며 전쟁준비에 광분하고 있다. 소련과 중공의 희망과는 상치되더라도 북한은 기회를 포착하기만 하면 단독으로라도 침략할 가능성은 대단히 많다.

<북괴, 「인지」후 군기지 남하>
-북괴가 전쟁을 해온다면 어떤 형태가 예상됩니까.
▲먼저 1950년 때와 같은 전면전쟁의 가능성이 있다. 북한은 단기적인, 적어도 수개월의 전쟁수행능력을 갖고 있다. 또 중·소의 지원이 있는 경우와 그렇지 않고 단독으로 하는 경우의 두 가지를 생각할 수 있다.
다음에 특정지역에 대한 단기즉결의 제한전쟁의 형태를 생각할 수도 있다. 예를 들면 서울 수도권에 대한 기습공격과 서해5개 도에 대한 공격을 예상할 수 있다.
현 단계에서는 이 같은 특정지역에 대한 기습적인 제한공격의 가능성이 가장 많고 더욱이 전면전쟁으로 확대될 위험성이 대단히 크다.
이 밖에도 한국후방에 「게릴라」 등을 보내 정치적·사회적 혼란을 조성하고 무력공격의 소지를 만드는 형태도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북한은 단기전에서 어떠한 계산을 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합니까.
▲특정지역에 대한 제한된 공격, 예를 들면 북괴가 수도권에 대한 기습공격으로 한강이북지역을 계획적으로 점령한 후 「유엔」이 개입할 것을 예상할 수 있다.
그런데 「유엔」의 분쟁해결선례로 보아 문제는 간단히 해결될 수는 없고 북한의 점령이 기정 사실화될 것이 예상된다.
한강이북의 수도권은 인구 1천만을 포용하고 정치·경제·군사 면에서도 심장부에 해당하기 때문에 이것이 점령되면 한국에 대해서는 치명적이 될 것이다.
-힘에 의한 평화와는 별도로 남북대화를 통한 평화유지의 가능성은 어떠합니까.
▲기본은 힘이다. 공산주의자는 상대가 약하다고 보면 모든 기회를 포착해서 목적을 달성하려든다. 북한의 야망을 저지하기 위해서는 야망을 단념시키기 위한 힘이 필요하다. 다음 단계로서 항구적인 평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확고한 힘의 배경을 갖고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하나하나 해결해나갈 생각이다.
남북통일은 한국민의 희망이지만 모든 현실의 상황으로 보아 가까운 장래에 실현될 가능성은 지극히 적다. 그래서 통일의 조건을 조성하는 일인데 그것은 남북의 평화공존 이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다. 평화공존을 위해서는 남북의 대화가 필요한데, 북괴는 일방적으로 대화의 중단을 선언했다.
우리는 대화를 통해 남북문제를 쉬운 것으로부터 하나하나 해결하고 점차적으로 남북의 신뢰관계를 회복하여 통일에의 조건을 조성할 수 있게 되기를 원하고 있다. 그러나 북한은 대화의 상대로서 현 한국정부를 상대로 하지 않고 용공적 인사에 의한 정권장악이라든가, 반공법의 철폐라든가 혹은 소위 「애국적 인사」의 석방이라든가 하는 우리가 수락할 수 없는 문제를 내밀고 있다. 따라서 북한이 대화를 부활시킬 용의가 조금도 없다고 판단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우리는 확고한 힘을 배경으로 하여 인내와 성의를 갖고 대화의 재개를 촉구하고 있다.
북한이 대화를 재개할 가능성은 그들이 적화통일이 불가능하다고 인정할 경우에만 비로소 가능할 것이다. 그리고 우리가 국력을 배양하고 남북의 국력격차가 대단히 클 경우 북한도 무력적화통일 야욕을 단념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비적대국에는 문호를 개방>
-금년의 「유엔」대책은.
▲북한의 대「유엔」활동은 적화통일전략의 일경이다. 제3세계는 불행히도 좌경하여 「유엔」에서 세력을 증대시키고 있다.
금년에도 북한은 제3노력을 이용하여 작년과 같은 결의안을 통과시키려는 전략을 적극적으로 될 것으로 추측된다. 그러나 「유엔」에서의 표의 대결은 한반도문제의 근본적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작년의 상황이 입증하듯이 「유엔」결의에는 실효성이 없다. 결국 한반도문제는 직접 당사자인 남북이 대화를 통한 합의로 해결하는 길밖에 없다.
-미국 중공 한국 북한 등 4개 관계당사자 회담을 열자는 「헨리·키신저」미국무장관의 제안이 실현될 전망은 어떻습니까.
▲우리는 원칙적으로 이 제안에 찬성한다. 관계당사자간의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하나하나 해결해 나가는 것은 현실적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북한은 원칙적으로 반대를 표명하고 있다. 중소도 이 제안에는 냉담하다. 이 제안이 가까운 장래에 실현될 가능성은 적다고 생각한다.
-남북교차승인을 어떻게 생각합니까. 또 체제가 다른 여러 나라에도 문호를 개방한다는 한국의 신 정책은 구체적으로 어느 정도 진전되고 있읍니까.
▲교차승인이 실현될 가능성은 적지만 한국정부는 그것을 찬성하는 입장이다. 그러나 북한은 이에 반대하고 그것이 남북분단을 영구히 고정화하는 것이라고 악랄하게 비난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교차 승인론은 현실성이 없고 또 실현가능성도 참으로 희박하다.
교차승인문제와도 관계되는 것이지만 한국이 체제가 다른 제국에 대해서도 비적대국이면 문호를 개방하고 관계를 개선할 용의가 있다고 분명히 한 것은 확실히 우리정책의 일대전환이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보아 서방측의 적지 않은 국가들이 북한에 대해 문호를 열어 국교를 맺은데 반해 공산 측은 모두 한국에 대해 문호를 계속 닫고 있는 상태이다. 솔직히 말해서「6·23」평화외교선언은 우리가 천명한 것이지만 실질적으로는 북한이 이용했다고도 할 수 있다. 일시적인 득실은 별개로 치고 장기적으로 보면 이 선언은 현실적이며 또 올바른 정책이라고 생각한다. 또 많은 나라의 지지를 얻고 있는 것으로 믿고있다.

<북괴 위협 있는 한 현 체제존속>
-월남전쟁이후 미국에는 고립주의적인 「무드」가 높아지고 있는데 미국의 대한방위공약의 전망과 한국의 자주방위체제 구축은 어떻습니까.
▲미국의 새고립주의적 경향은 월남전쟁에 의한 좌절감과 여론의 압력의 결과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대통령선거의 양상을 보면 고립주의적 경향에 대한 비판도 강하다. 또 재외미군의 감축이나 철수를 주장하는 소리도 있지만 이것은 여론의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명동사건의 공판에 관해 미일양국의 일각에서는 비판이 있는데 이 사건에 관해 어떻게 생각합니까.
▲이 사건은 명동성당에서 일부 반정부인사들이 종교행사라는 이름과 장소를 이용하여 정부전복을 선동한 것으로서 긴급조치9호를 위반한 것이다. 그들을 법에 따라 다스리는 것은 언론탄압이나 인권침해는 될 수 없다. 법에 의한 재판이기 때문이다.
-장차 한국의 안전보장이 한층 강력하게 확보되면 유신헌법은 완화될 것입니까.
▲북한으로부터의 위협이 완전히 없어지면 현재의 여러 가지 규정이 완화될 것이다. 이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위협이 존재하는 한 현 체제는 존속시키지 않으면 안된다. 이것은 국민다수의 지지를 받고있는 것으로 생각한다.
-한일관계는 생사·견제품 문제·한일대륙붕협정의 계속심의 등 한국 측으로서는 일본에 대해 많은 요구가 있을 것으로 생각되는데.
▲한일간의 경제협력은 국교정상화이래 대체로 순조롭게 진행되어온 것으로 생각된다.
최근 견제품 문제가 생겼으나 이 문제도 양국 정부의 절충으로 일단락되었다. <동경=동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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