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회관 대회-비주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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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비주류는 대회장을 점령한 후 『당권 유신 웬말이냐 민주 전통 지키자』는 등의 「플랜카드」를 정면에 붙이고 대의원을 점거했고 정일형, 진의종, 김인기 의원과 원외의 김상흠씨 등이 입장할 때마다 환호와 박수로 맞이했다. 대회가 시작 될 무렵 공화당과 통일당에서 보낸 대형 화환 2개가 단상에 놓였다. 주류의 김동영 조직국장이 대회 시작 직전에 나타나 『주류 측 대의원들을 입장시킬 테니 이 자리에 대의원만 남고 다른 사람들은 퇴장시켜 정정당당히 표 대결을 하자』고 제의했으나 비주류는 가부 답변을 하지 않고 대회를 시작했다.
한편 비주류 청년 당원들이 대회장을 점거할 때 미처 빠져나가지 못한 주류 측 청년 당원 8명이 한때 시민 회관 별관 3층에 감금되었는데 김동영 조직국장도 『감금됐다가 풀려 나왔다』고 말했다.
비주류 측은 대회를 진행하면서 이중재·송원영·박영록 의원 등이 즉석에서 대 주류 대응책을 검토.
대회가 끝나기 직전 한 대의원이 자리에서 뛰어나가 「명동 사건」 관련 구속자들의 석방 결의안을 채택하자고 단상에 요청했으나 다른 대의원들이 이를 저지했다.
대회는 상오 8시50분쯤 주류 측이 1천여명의 청년을 동원하여 습격한다는 말이 전해지면서 즉각 개회로 급선회, 일사천리로 40분만에 종료.
당헌 개정안은 이중재 의원의 제안 설명에 이어 기립 투표로 단 1분만에 집단 지도체제를 채택했다.
이어 중앙 상무위 구성, 당헌 개정안의 자구 수정 등을 모두 새로 구성되는 최고 위원과 전당 대회 의장에게 일임키로 하고 정강 정책 수정안은 새로 구성될 중앙 상무위에 위임.
대회가 거의 끝날 무렵 신병으로 병원에 입원 중이던 신도환 의원이 비서진의 부축을 받으며 대회장에 모습을 드러내자 대의원들은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박수로 맞았다.
대회는 김상현씨가 발언대에 올라 『최고 위원 선출을 즉석에서 끝내자』고 제안하자 한때 소란을 겪었으나 정헌주 전당 대회 의장이 『가급적으로 빠른 시일 내에 선출하겠다』면서 재빨리 폐회를 선언, 방망이를 세 번 두드려 폐회 의원들은 대의원석에 자기 출신 대의원들과 흩어져 자리를 지켰고 단상에는 김옥선 정해영 정헌주 정일형 고흥문 김원만 이철승 정운갑 의원 등이 나란히 참석.
이날 대회에 참석했던 의원 중 박병효 의원은 당헌 개정안이 만장 일치로 가결되자 즉석에서 퇴장했다.
조윤형씨는 폐회 선언 직후 단상에 올라 인사말을 통해 『박-김 회담 후 변질된 김영삼씨의 지도 노선을 규탄하지 않을 수 없다』며 김 총재를 비판.
대회가 끝난 뒤 비주류 당원들은 단상 위에 걸어 두었던 신민당 전당 대회 현수막을 즉시 떼어 내리고 다시 대회를 열지 못하도록 갈가리 찢어 버린 뒤 자리를 떠나지 않고 약 30분 동안 장내를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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