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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교육감 보수 후보 단일화 '고승덕 변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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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이번 6·4 지방선거에서도 보수와 진보 진영이 교육감 후보 단일화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다. 교육감은 정당이 공천을 하지 않지만 광역단체장 선거와 지역이 일치해 ‘정치 선거’의 성격이 강하다. 정당이 특정 교육감 후보를 지지할 수 없다는 선거법 규정에도 불구하고 여야 정당들이 주파수가 맞는 교육감 후보를 음성적으로 민다는 건 공공연한 비밀이다. 교육감 선거가 이념 대결 양상으로 가면서 보수·진보 진영은 후보 단일화에 열을 올리는 실정이다.

 서울교육감은 보수 진영에서 문용린 현 교육감과 고승덕(사진) 전 새누리당 의원, 이상면 전 서울대 교수, 김영수 서울시 교육의원 등이 뛰고 있다. 유력 후보였던 안양옥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회장은 불출마를 선언했다. 보수 측 후보단일화기구인 ‘대한민국 올바른 교육감 추대 전국회의’는 경선을 통해 이달 24일까지 단일화 후보를 뽑을 예정이다. 문 교육감은 지난달 25일 기자간담회에서 “당연히 경선을 거칠 것이고 결과를 그대로 수용하겠다”며 경선 참여 입장을 밝혔다. 이 전 교수, 김 교육의원도 경선을 긍정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고 전 의원이 “정치 논리만으로 교육감 후보를 단일화해선 안 된다”며 경선에 부정적인 게 변수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6일 “보수 분열을 막기 위해 어떤 식으로든 고 전 의원과 막후 접촉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진보 진영은 일찌감치 경선을 통해 조희연 성공회대 교수를 서울시 진보교육감 단일후보로 선출했다. 조 교수는 “자율형사립고는 부유층 학생, 성적 우수 학생을 독점해 일반고등학교의 수준을 저하시키고 교육 불평등을 심화시켰다”며 자사고 폐지를 대표 공약으로 내걸었다. 또 ▶고교선택제 방식 ‘학생균형 배정제’로 개선 ▶학급당 학생 수 25명 이하로 감축 등을 내세우면서 문 교육감과 각을 세웠다.

 김상곤 교육감의 경기지사 출마로 공석인 경기교육감은 10여 명의 후보가 몰리면서 대혼전 양상이다. 보수 진영에선 ‘전교조 저격수’로 알려진 조전혁 전 새누리당 의원과 석호현 한국유치원총연합회 이사장, 최준영 전 한국산업기술대 총장, 강관희 경기도의회 교육의원 등 7명의 예비후보가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교육계 출신 후보들은 조 전 의원을 겨냥해 “정치권 인사의 출마는 교육의 정치화를 초래할 수 있다”고 반발해 단일화 논의가 난항을 겪고 있다.

 반면 진보 진영은 경기교육감 후보 단일화 경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재정 전 통일부 장관과 이재삼·최창의 경기도의회 교육의원, 권오일 전 에바다학교 교장 등 경선에 참여할 4명의 후보를 확정했다. 진보후보 단일화를 추진 중인 ‘2014 경기교육희망연대’는 여론조사 등을 거쳐 21일 경선 결과를 발표한다.

 ◆투표용지 이름 순서 프리미엄 사라져=교육감 투표용지엔 정당 기호와 헷갈리지 말라는 취지에서 숫자 기호 자체가 없다. 그럼에도 많은 유권자가 맨 왼쪽 후보자부터 정당 기호 1번, 2번의 순서대로 배열된 줄 착각해 해당 후보들이 큰 혜택을 받아왔다. 그래서 이번엔 아예 이름 배치 순서를 기초의원 선거구별로 다르게 한다. 가령 서울 강남 가선거구의 투표지엔 이름이 A·B·C의 순서라면, 강남 나선거구엔 B·C·A로, 강남 다선거구엔 C·A·B의 순서로 기재된다. 이른바 ‘투표용지 순환배열제’다.

윤석만·천권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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