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정복의 새시도|면역 요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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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한번의 「백신」접종으로 일생 동안 암에 걸리지 않게 하려는 이른바 면역 요법에 의해 암을 정복하려는 새로운 시도가 구미에서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고 한다. 최근 일시 귀국한 미국 「미모리얼·슬로언·케터링」 암「센터」연구원 임수덕 박사(46·전 서울대 의대 교수 면역학)로부터 그 동향과 전망을 들어본다.
어떤 병에 대해 똑같은 약을 먹었는데도 쉽게 낫는 경우와 그렇지 않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은 면역계 기능의 차이에서 오는 것으로 종두와 같은 체액성 면역과 세포성 면역(CMI)의 2가지가 있다. 후자는 62년 장기 이식 수술에 나타나는 거부 반응이 문제되면서부터 개념이 발달 한 것.
나병의 경우 약을 먹어도 낫지 않는 경우는 그 세포 기능의 상실로 면역성이 떨어져 균을 체외로 처리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제까지의 암 치료는 수술·방사선·약물요법에 의존했는데 최근에 발달하고 있는 약물요법은 그 독성이 강한 탓으로 선택적으로 균을 죽이지 못하고 정상 세포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환자에게 주는 부작용이 컸으나 면역 요법은 이런 부작용이 적고 사용이 간편하며 치료 효과도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암호발 연령인 40대 이후의 성인에게서는 젊은층에 비해 세포 면역에 관계하는 임파구의 반응 기능 및 자극 기능이 현저히 떨어져 있는데 이것이 암 발생의 요인이 아닌가 하는 근거에서 면역 요법 연구가 이뤄지고 있는 것.
이 연구는 72년 임 박사 「팀」이 주사 전자 현미경에 의해 시험관 속에서 두 면역성에 관계하는 임파구 수의 정량분석에 성공함으로써 전기를 마련했던 것이다.
면역계 기능을 자극시키는 물질로는 BCG·DNCB·KLH·「피크린」산이 많이 사용되고 있으며 73년말부터는 혐기성균의 일종인 「코틴·파비움」(C·P)을 사용하고 있는데 생약을 써야 하는 BCG에 비해 사「백신」을 쓸 수 있다는 잇점이 있다고.
또 전이 요소에 의한 방법이 있다. 이는 치유 환자의 임파구에서 뽑아 낸 전이 요소를 그 병에 걸린 환자에게 주면 이 환자의 임파구가 이를 받아 면역성을 높이게 되는 것으로 71년부터 나환자에게 사용, 최근에는 암 환자에게도 적용하고 있다.
이밖에 농축된 백혈구를 주사하는 방법이 연구 중에 있고 최근에는 세계적인 면역 학자인 「로버트·A·굿」박사와 「뭘러」박사가 흉선의 T세포가 면역체 생성에 큰 역할을 한다는 사실이 밝혀짐으로써 흉선 「호르몬」을 이용하는 방법도 연구되고 있어 언젠가는 암 「백신」이 등장 할 것으로 의약계에서는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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