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화 1년 인지의 오늘<5>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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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월남의 붕괴는 미국이 얼마만큼 자신의 동맹국들을 도울 수 있는가에 관한 지원 능력과 「아시아」에서 위태롭게 흔들리고 있는 「도미노」 이론에 관련된 문제점들을 제기해주었다.
아직까지 「도미모」의 탑은 무너지지 않았다.
그러나 무너질 것이라는 우려는 향존하고 있으며 다른「아시아」국가들이 공산주의자들의 손에 떨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확고한 행동을 할 수 있다는 실질적 증거들도 없다. 일련의 사태의 움직임을 통해 볼 때 세력관계의 안정을 위해 한쪽에서는 기반을 확보하고 다른 쪽에서는 견제역할을 하고 있는 중공외교의 조용한 움직임을 발견하게 된다.
대부분의 관측통들은 4천만명의 인구와 오랫동안의 실전 경험을 쌓은 군대를 가지게 될 통일월남은 군사적으로 세계 최강국가의 하나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있다.
월맹은 월남군이 가지고 있던 50억「달러」어치의 군사장비를 물려받았으며 그 가운데 20억「달러」어치는 사용될 수 있을 것이므로 그들은 불질할 만한 장비까지도 갖추고 있다.
월남 붕괴 때 미국 관리들은 태국「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및 「필리핀」등의 태도에 『실망했다』고 말하고 『이들 나라들은 월맹이 주도권을 잡는 동남「아시아」에 대한 그들의 정책을 재고하려하고 있다』고 털어놓았었다.
이 분야의 전문가들은 지금 미국이 「아시아」국가들에 대한 공약을 지킬 것인지 여부에 관해 의문을 제기하는 소리가 들려오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그 지역에 다소의 무기구매 증가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인도네시아」에 대한 군사 판매량은 75년의 5백만「달러」에서 금년에는 2천3백만「달러」로 늘어났으며 「말레이시아」에 대한 군사판매 액수도 75년의 4백70만「달러」에서 76년에는 1천5백만 「달러」로, 그리고 77년에는 3천6백만 「달러」로 증가되고 있다.
「워싱턴」에 입수된 정보 보고들에 따르면 월맹은 남북을 단합시키는 일 외에는 거의 아무 일도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 전문가는 월맹이 「프랑스」를 패배시킨 뒤 단합을 이룩하는데 오랫동안의 시간을 소비한 사실을 상기하면서 거의 같은 상황이 현재도 그곳에서 벌어지고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비록 명백한 조짐들은 없지만 아직도 미국 관들은 불평을 듣고있다. 한 전문가는 『미국 제도를 잘 알고있는 「아시아」의 많은 지식인들은 행정부의 능력에 대해 우려하고 있으며 의회와의 협상과정에서 파생하는 문제점들과 방위비 삭감 등에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미행정부 소식통들은 각 국가별 정세 개황을 다음과 같이 작성하고 있다.
▲한국=직접적이고도 커다란 우려의 대상이 되고있는 이 나라에 대해 관리들은 월남사태의 결과를 잘못 해석할지도 모를 북괴가 남으로 또다시 밀고 내려오지 않을까 염려하고 있다. 그렇게 해보려는 몇 가지 조짐들이 있었으나 작년여름 북경을 방문한 김일성은 그의 남침야욕을 뒷받침할만한 많은 양의 지원 약속을 얻어내지 못한 채 돌아오고 말았다.
▲태국=「방콕」에는 친미적인 색채가 더욱 짙게 풍기는 새로운 정부가 들어섰다. 그러나 미국방성 소식통들은 주태 미군 철수계획이 다소 지연될 수는 있어도 태국 측이 요구한 전미군 철수계획 결정자체가 번복될 가능성은 기대하기 어려운 것으로 보고있다.
▲「말레이시아」=능률적인 정부가 수년 전 반란분자들을 분쇄한 일이 있지만 이 지역은 장기적 관점에서 볼 때 「게릴라」가 다시 준동할 소지를 안고 있다. 「말레이시아」의 문제는 인종문제로 집약되는데 전체인구 중 약40%를 차지하고 있는 화교들이 정권을 장악하는 것을 막으려 하는 「말레이」 원주민들 사이에 끊임없이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한 관리는 만일 공산주의자들이 본격적인 활동을 벌였다면 정부가 곤경에 빠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싱가포르」=이 나라는 금년에 미국으로부터 1천5백만 「달러」 어치의 무기를 구매하기를 희망하고 있는데「말레이시아」가 혼란에 빠져들지 않는 한 이 나라는 계속 안정을 유지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인도네시아=군사독재 하에 있기는 하지만 「인도네시아」 정부는 신중히 행동하고 있으며 대부분의 국가자원을 경제개발사업에 투입하고 있다고 외교소식통들은 말하고 있다.
▲「필리핀」=중공과의 대화 통로를 개설한 「페르디난드·마르코스」 대통령은 미군기지 문제를 놓고 미국과도 대화를 하고 있다. 남부의 회교도 반란문제가 있으나 그렇게 중대한 것으로는 간주되지 않고 있다. 【UPI동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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