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화 약세 역풍 … 중국 철강사 연쇄부도 위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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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중국 제철회사들이 부도 위기에 시달리고 있다. 장사가 시원치 않은 데다 머니게임마저 탈이 나고 있어서다. 블룸버그 통신은 “위안화값이 올 들어 2.5% 넘게 떨어졌다”며 “그 바람에 중국 제철회사들의 예상치 못한 손실이 매달 10억 위안(약 1700억원)꼴”이라고 2일 보도했다.

 화근은 이른바 ‘원자재 담보대출’이다. 중국 제철회사들은 수입한 철광석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여기저기에 썼다. 상당 부분이 콜시장과 그림자 금융을 통해 지방정부 등에 대출됐다. 적잖은 돈이 부동산에도 투자됐다. 블룸버그는 “철강 생산보다 이런 머니게임용으로 쓰인 철광석이 전체 수입량의 40% 이상”이라고 전했다.

 중국 제철회사들은 나중에 달러로 주는 조건으로 철광석을 외상 수입했다. 위안화값이 떨어지면 제철회사들이 결제일에 줘야 할 위안화 금액이 커질 수밖에 없다. 게다가 철광석 가격이 떨어지는 바람에 담보가치마저 하락해 제철회사들이 추가 담보를 제시하거나 빌린 돈을 갚아야 한다. 중국 정부가 돈줄을 죄고 있는 요즘 아주 달갑지 않은 일이다.

 최근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문가들의 말을 빌려 “달러당 위안화값이 6.2위안 선 아래로 떨어지면 위안화 강세를 믿고 머니게임을 벌여온 중국 기업들의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기 시작한다”고 보도했다. 2일 현재 달러당 위안화값은 6.203위안 선이다. 올 들어 2.5% 이상 떨어진 결과다.

 중국 제철회사들은 지역별로 난립했다. 전형적인 공급 과잉이다. 세계 철강재의 절반을 생산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불황에 따른 실적 악화와 머니게임 손실을 견디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라고 했다.

강남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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