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민련」 공식발족 선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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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동경=김경철 특파원】조총련 지도노선에 반기를 들고 조총련에서 이탈, 비공개 리에 활동해오던 재일 조선인 민주화 촉진연맹(약칭 조민련)이 중앙상임위원회 등 조직을 갖춘 후 21일 하오 동경의 「뉴저팬·호텔」에서 처음 기자회견을 갖고 강령을 발포, 그들의 활동을 공식화했다.
이날 회견에 나온 조민련의 오정태 위윈장(49. 전 조총련 신나천현 정치재정부장) 이일남 부위원장(53·전 조총련 장야현 간부), 강희창 부위원장(전 조선인 중급학교장) 등 간부들은 성명서를 통해 『북괴 김일성은 사회주의 옷을 입고, 봉건 폭군의 갓을 쓰고, 양손에 쇠사슬과 칼을 들고 재일 동포들에게 충성과 복종을 강요하고 있다』고 말하고 내년 초 모든 재일 동포를 상대로 부산에서 신의주까지 『평화통일 38선 분쇄 재일 동포 도보행진단』을 조직하겠다고 선언했다.
이 성명서는 또 『김일성은 김정일을 자신의 후계자로 결정, 재일 동포들에게도 김정일에게 충성을 다하도록 강요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조총련은 자기들 사상과 다른 사람은 모조리 한국기관의 앞잡이로 몰아붙이는 만행을 자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조민련이 이날 밝힌 강령은 『조민련은 인간의 존엄과 정치·사상·결사·신앙 등 민주주의적인 자유를 찾기 위해서 헌신한다』는 등 5개항으로 되어있다.
조민련은 지난 75년 1월 비밀리에 결성되었으나 그 동안 정체를 표면화하지 않고 있다가 이날 처음으로 간부들이 공식 석상에 모습을 나타내어 간부명단을 발표하고 그들의 강령을 밝힌 것인데 앞으로 조총련의 내분과 관련, 조총련의 활동이 주목을 끌고 있다.
이들은 또 조민련의 조직에 대해 현재 조총련 안에서 현역간부로 활동중인 사람을 포함, 구성원이 2천명을 넘으며 금년 중에 중앙대회를 소집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발표된 그 밖의 간부명단은 다음과 같다.
▲문화부장 성규창(40·전 조총련 석천현 조직부장) ▲재정·총무부장 김석규(58. 청삼현 본부의장) ▲국제부장 전부억(42. 전 동경 조선 중·고급학교 교원) ▲고문 김봉태(70. 전 조총련 산리현 본부의장) ▲고문 이세봉(49·전 조총련 대판부 본부재정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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