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의폭주...「114」는 피곤하다|일반 통화량의 백 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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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불필요한 전화 문의를 삼갑시다』-.무료로「서비스」되고있는 체신부의 전화번호 문의안내(114)는 일반 통화량의 1백 배가 넘을 정도로 폭주, 안내양들을 괴롭히는 것은 물론일반 통화에도 많은 장애를 주고있다.
15일 체신부에 따르면 전국 23개 주요도시의 114문의는 하루 평균 54만5천여 건으로 전국3백89개 안내 좌석수에 비하면 하루1천8백87건으로 이는 동경의 3.5배에 달하고 있다.
전국에서 문의전화가 가장 적은 서울의 경우 하루13만3천건 (안내좌석1백 석)으로 안내전화 대당 하루 통화량은 1천3백30통이며 일반전화의 하루평균통화량 11.5통화에 비해1백12배, 공중전화의 1백30통화 (76년3월말 기준)에 비해 10배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서울의 전화가입자44만4천6백 명의 3분의1에 달하고 시민들이 하루한번씩 문의를 하는 셈.
서울가입자의 약7.7배에 달하는 동경의 경우 번호문의는 우리나라와 같이 무료 「서비스」되고 있으나 오히려 서울의 6분의1밖에 안되며 「스위스」 「제네바」는 서울의 4분의1밖에 안된다.
전화가입자가 서울의 4분의1밖에 안 되는 부산은 번호 문의가 서울의2배, 서울 가입자의 8분의1밖에 안 되는 대구는 서울의 3배를 기록하고 있으며 전국에서 제일 많이114를 이용하는 도시는 목포로 하루 한가입자가2.83번 씩 이용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우리나라의 전화 문의가 미국이나 서구와는 달리 무료인데다 가입자들이 전학번호부를 제대로 비치하지 않았거나 게으름에도 원인이 있으나 체신부가 발행한 현행전학번호부가 일반인들이 번호를 찾아 보기 힘들게 만들어져 더욱 가증 되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예를 들어 사회단체나 각 직업별구분이 제대로 안된데다 업종별로도 배열이 멋대로 돼있어 전화번호부를 찾을 때마다 상당한 혼란을 일으키고있다.
번호부앞부분 「주요단체」난에 있는 한국노총이나 대한체육회·「걸·스카우트」연맹 등은 뒷부분 발음부호 편(일반부)에는 들어있지 않는가 하면 「한국능률협회」「한국물가협회」 「가족계획협회」등은 주요단체 난과 일반부에도 모두 들어있는 등 원칙 없이 기재돼있다.
체신부의 한 관계자는 114전화가 폭주할 경우 일반전학의 첫자리와 둘째 자리가 각각 1번인 전화는 통화장애현상을 일으킨다고 지적, 무분별한 전화문의를 삼갈 것을 당부했다.
전학번호 5천 개를 암기하고 있다는 서울체신청 을지 전화국114문의 안내이경진양 (25· 서울관악구 합당동588의8·5년 근무)은 하루 중 바쁠 때엔 1시간에1백26건까지 응답한다며 퇴근할 때쯤엔 목이 쉬고 목에서 피까지 나올 때가 있다고 말했다. 이양은 동료안내양 중 3O%점도는 편도선염에 걸려 있다며 당국의 배려와 시민들의 협조를 아쉬워했다. 이양은 문의 중 93%가 전화번호부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주요기관과 상호(상호)의 번호라며 전화번호부와 수첩애용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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