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코스 대통령후계에 이멜다 추대운동 한창 필리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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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마르코스」「필리핀」대통령의 부인 「이멜다」여사를 그의 후계자로 공식 확정하자는 「캠페인」이 요즈음 활발히 추진되고 있다. 지난달 중순께부터 두드러진 이 운동은 『「퍼스트·레이디」를 FM(페르디난드·마르코스」의 머리글자)의 후계자로』라는 제목으로 「타임스·저널」지가 첫 「테이프」를 끊었다. 이어 「데일리·익스프레스」지는 『후계자는 신임 받는 보좌관일뿐더러 공사 모든 면에서 대통령과 친밀하며 마음을 가장 잘 아는 인물이 되어야한다』는 논설기사를 실었다.
이 신문을 움켜쥐고 있는 인물들은 두 사람 모두 「이멜다」여사와 혈연관계에 있으며 정부안에서도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타임스·저널」지는 북경주재대사와 「레이트」주지사를 역임하고 있는 그의 남동생이 장악하고 있으며 「데일리·익스프례스」지는 그의 사촌이 경영하고 있다.
아울러 정부 쪽에서는 내각 안의 「이멜다·맨」으로 불리는 「호세·로느」가 장관으로 있는 지역개발성이 이 「캠페인」을 지원하고 있다. 지역개발성안에서 이 운동을 관장하는 기구는 지방의회국.
그런데 이 지방의회국의 국장이 「이멜다」여사의 심복참모다. 「에뫄르드·솔리만」이라는 이름의 이 국장은 각 지방의회로 하여금 「이멜다」여사를 대통령후계자로 옹립하자는 건의안을 결의하도록 조종, 민의를 조작하고 있는 것이다.
3년 반전 「마르코스」대통령이 계엄령아래 개정한 헌법에 따르면 대통령유고 시 그 후계자를 국회에서 선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전에는 부통령이 자동 승진하도록 되어 있었다. 이 헌법17조에는 현직대통령은 국회에서 새로운 대통령을 선출하기까지 대통령 영으로 통치하도록 규정되어 있다. 그러나 국회의 소집권은 대통령에게 있어 국회가 소집되지 않는 한 현직대통령의 임기는 무한정한 셈이다.
74년8월 「마르코스」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불의의 사고에 대비해 국가를 통치할 위원회를 구성하는 비밀문서를 준비해놓은바 있다고 말한바있다. 이를 두고 「이멜다」 여사 지지세력들은 당연히 이 문서에 규정된 국가통치권을 「이멜다」여사가 직접 차지해야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미 「마르코스」대통령을 대신해 중공과 소련을 방문하여 정치일선에 나선 「이멜다」여사는 지난해 11월「마닐라」를 중심으로 한 수도권지사에 임명되어 공공연히 권력행사에 참여하고 있다. 「이멜다」여사 자신도 최근의 「캠페인」과 관련된 질문에 『대통령이 나보다 훨씬 건강한데 내가 어떻게 후계자가 되겠느냐』는 식으로 대답한 것을 보면 대통령자리에 대한 야망이 없다는 표현을 직접적으로 피하고 있어「마르코스」대통령 일족의「필리핀」통치의사는 굳어지고 있는 느낌이다. <파이스턴·이커노믹·리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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