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서교육에 큰 성과 새사육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어린이들의 학습관찰용으로 기른 애완용새가 수출되어 외화를 벌어들였다.
춘천효자국민학교(교장이봉수)는 작년11월 학교조류관찰원에서 기른 십자매·「잉꼬」·금화조 등 5백쌍을 일본에 수출, 9백38「달러」를 벌어 들여 이 수입금의 일부로 가정이 어려운 학생 3백명에게 금년 신학기교과서를 무료로 공급했다.
효자국민교에서 새를 키워 수입을 올리게 된것은 우연히 교실에 날아든「잉꼬」1마리로 시작되었다.
72년3월 당시 5학년2반 교실 창가에 집을 잃고 날아든 「잉꼬」 1마리가 학생들이 쫓아도 날아 가지를 않았다.
담임 김광일교사는 이「잉꼬」를 학생들의 학습관찰용으로 기를 것을 결심, 새장 1개와 짝을 지어줄「잉꼬」 1마리를 구입, 교실에서 키우기 시작했다.
김교사는 「잉꼬」 한 쌍을 학생들이 정성 들여 키우면서 동물 애호사상이 높아지고 정서가 크게 순화되는 것을 발견, 그 해 5윌 직원회의 때 애완용 조류사육을 전체학생들이 추진할 것을 건의, 학교측은 이를 받아들여 육성회비에서 조류구입 명목으로 2만7천원을 지원해주었다.
김교사는 이돈으로 새로「잉꼬」 2쌍과 십자매6쌍·금화조4쌍·백문조·색문조 각각 1쌍등 애완용조류 14쌍을 사들여 교실창가에 새장을 매달아 놓고 학생들에게 먹이를 주는 방법부터 가르쳤다.
번식력이 강한 십자매·「잉꼬」·금화조 등은 25일 간격으로 1회에 4∼9개의 알을 낳고 새끼를 쳐 나가 74년 봄에는 모두 1백여 쌍으로 새 가족이 늘었다.
학교숙직실 옆 공터에 「조류관찰원」이란 팻말을 붙인 6평짜리 새사육장을 새로 만들어야 했다.
먹이는 전교생이 수집한 휴지와 빈병 등을 말아 생긴 수입금으로 구입, 학급별로 당번 일을 정해 새를 기르게 했다.
지난 가을까지 3년 동안 사육한 조류는 모두 1천1백23쌍으로 불어나 사육장이 비좁을 지경이었다.
작년411월 번식력이 좋은 2백쌍을 남기고 춘천조류협회를 통해 일본에 5백1쌍을 수출, 9백38「달러」를 받았으며 2백23쌍은 국내시장에 팔아 8만7천원을 받았다.
조류판매대금 수입은 총53만6천9백20원.
교무회의는 학생들에게 이수익을 되돌려주기로 결정, 우선 각학급에서 가정이 어려운 학생과 화전민 자녀를 골라 3백 명에게 새학기 교과서를 무료로 공급해 주었다.
남은 돈으로 사료12가마와 산란촉진제 등을 구입, 올해에는 8백쌍을 번식, 수출하기로 했다.
김교사는『어린이들에게 자연관찰 습성을 길러준 것이 큰 보람』이라면서 조류사육 방법을 각가정에 보급, 농가소들을 올리는 방법을 구상중이라고 했다.
김교사는 지난해12월 조류사육관계공로로 총무처에서 모범 공무윈으로 표창까지 받았다.<춘천=김정웅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