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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이들의 종교 관심 점차 고조…성직자들이 그 교화에 힘쓸 때|김월서 스 님 <서울 조계사 주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흔히 요즈음을 인간 도덕이 땅에 떨어진 말법의 시대라고 한다.
이런 가운데서도 국학에 대한 중요성이 새삼 인식되고 우리 젊은이들이 종교에 관심을 많
이 가진다는 다행스런 조사 분석들이 보도되고 있다.
불교에서는 인간의 대본을 정행에 두고 있다.
그래서 부처님께서는 네가지 번뇌의 업과 네가지 악행과 여섯가지 재산을 없애는 일을 하
지 말라고 하셨다.
네가지 번뇌의 업이란 살생과 도둑질과 음행과 거것말을 가리킨다. 네가지 나쁜 짓이란
탐욕과 성냄과 두려워함과 어리석음을 말한다.
또 재산을 없애는 여섯가지 일이란 술에 취하고·도박하며·방탕하고·풍류에 빠지며·나
쁜 벗과 어울리고·게으름에 빠지는 일이라고 규정하셨다.
부처님께서는 술을 마시게 되면 병이 생기고 잘 다투고 나쁜 일이 퍼지며 분노가 폭발하
고 지자가 날로 없어진다고 하셨다.
도박을 하게 되면 재산이 날로 줄어듦은 물론 도박에 이기더라도 원한이 생기며 지혜로운
사람이 타일러도 듣지 않고 사람들이 그를 멀리하며 도둑질할 마음이 생긴다는 것이다.
방탕은 몸을 보호하지 못하며 자손을 보호하지 못하고 항상 놀라고 두려워하게 되며 온갖
괴롭고 나쁜 일이 몸을 얽어매고 허망하다는 생각을 잘 하게 되는 허물이 있다고 지적하셨
다.
나쁜 벗과 어울리면 남을 속일 꾀를 내고 으슥한 곳을 좋아하며 남의 여자를 유혹하고 남
의 물건을 훔치며 재물을 독차지하려하고 남의 허물 드러내기를 좋아하게 된다.
또 게으름에는 다음과 같은 허물이 있다고 하셨다. 가난하면 가난하다고 해서, 부자면 부
자라고 해서 일하기 싫어하고 시간이 이르면 이르다고 해서, 시간이 늦으면 이미 늦었다고
해서 역시 일하기 싫어한다는 것이다.
그 대신 부처님께서는 가까이 해야할 벗을 알려주셨는데 그는 내게 많은 이익을 주고 많
은 사람들을 보살펴주며, 잘못을 말리고 사랑하고 가엾이 여기며, 남을 이롭게 하고 사업을
같이하는 벗을 말한다.
오늘의 혼탁한 사회상에 비추어 이 말씀들을 음미해보면 그 모두가 하나같이 가슴에 절실
히 파고든다.
갈 곳을 잃고 방황하는 현대의 젊은이들이 이 같은 불법에 귀의만 한다면 오늘의 심각한
사태는 해소될텐데 하는 안타까움이 가슴을 스친다. 불교에서도 유교와 마찬가지로 효를 중
시한다. 오늘날 경로 하는 우리 고유의 미풍양속은 외세에 밀려 자꾸 사라져가고 있다.
부처님께서는 사람으로 태어났으면 부모를 잘 받들어 아쉬움이 없게 하고 할 일이 있으면
먼저 부모에게 알리며, 부모의 하시는 일에 순종하여 거스르지 않고 부모의 당부를 어기지
않으며 부모가 경영하는 바른 사업을 계승하여 끊어지지 않게 하라고 하셨다. 즉 자식이 부
모를 받들어 효도로 섬기면 부모는 편안하여 아무 걱정이 없다는 것이다.
부처님께서는 또 부모가 자식에 대하여 할 일도 명시해 주셨는데 그것은 자식을 나쁜 일
을 하지 못하게 하고 좋은 일을 가르쳐 주며, 사랑이 골수에 사무치도록 하고 좋은 곳에 결
혼시키며, 수시로 필요한 물건을 대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불교에 육방이라는 것이 있는데 그것은 동 (부모) 남 (스승) 서 (아내) 북 (친족) 상 (덕이
높은 사문과 바라문) 하 (종)를 이름이니 부처님께서는 이 육방과 모두 원만히 지내라고 가
르쳐주셨다.
젊은이들은 그 국가의 장래를 젊어질 기둥이다. 젊은이들의 사상이 건전하고 행동이 올바
를 때 그 국가의 미래가 밝다는 것은 명야관화한 일이다. 젊은이들의 교화에 특히 우리 성
직들은 힘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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