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협의대상품목 싸고 대립-섬유회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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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동경=김경철특파원】4일 일본외무성에서 열린 한·일 섬유실무자회의는 한·일 두 나라의 입장을 설명하는 것으로 첫날 회의를 마쳤다.
이날 상오 11부터 12까지, 하오 3시부터 5시까지 계속된 회의에서 한국측은 일본의 생사·견년사의 수입규제로 국내잠업농가가 큰 타격을 받고 있다고 설명하고 양잠농가·생사생산실태 및 견직물에 관한 한·일 무역자료를 제시했다.
또 한·일간 무역역조폭이 해마다 늘고 작년의 경우 대일무역역조폭이 12억「달러」에 이르러 한국의 전체 역조폭의 50%를 차지하고 있다고 밝히고 한·일간 무역역조를 시정해줄 것을 주장했다.
한국측은 또 이번 회의에서 협의대상은 생사·견년사·「오오시마·쓰무기」에 한정하자고 제의했다.
한국측의 이 같은 입장에 대해 일본측은 국내경기의 불황으로 도산 업체가 속출하고 특히 양잠농가의 타격이 크다고 설명하며 생사·견직물의 수입통계를 제시하면서 한국측이 제시한 협의대상 이외에 견직물도 협의대상에 포함시킬 것을 주장했다.
일본측은 또 견직물에 관한 한 『정치적인 문제점이 있다』고 설명함으로써 자민당측에서 견직물수입규제에 관한 입법 움직임이 있는 것을 암시했다.
이날 회의는 협의대상에서 두 나라 대표 사이에 제의가 엇갈려 결말이 나지 않아 회의는 사실상 첫날부터 난항 속에 빠져들었다.
한국대표단 측은 『일본측에서 이번 회의를 견년사·견섬물의 수입규제를 전제로 열려고 한다면 회의에 응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으로 회의에 임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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