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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송영길 현직 프리미엄 사라져 … 새정치연합, 수도권 3곳 모두 '노란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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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6월 지방선거의 최대 승부처인 수도권에서 새정치민주연합에 ‘노란불’이 켜졌다. 한 달 전만 해도 여론조사에서 새정치연합 소속인 박원순 서울시장과 송영길 인천시장의 ‘현직 프리미엄’이 뚜렷했다. 하지만 지금은 새누리당 도전자들과 대혼전 양상이다.

 지난 2월 22, 23일 코리아리서치 조사에서 박 시장은 새누리당 정몽준 의원에게 56.6%대 38.8%로 여유 있게 앞섰다. 그러나 3월 23, 24일 조사에선 48.9%(박)대 47.2%(정)로 오차범위 내의 접전이었다. 24, 25일 포커스컴퍼니 조사에선 정 의원이 40.4%로 박 시장(39.0%)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서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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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도 마찬가지다. 3월 6~8일 리서치플러스 조사에서 송영길 시장과 새누리당 유정복 의원의 지지율은 각각 43.2%대 35.2%였다. 하지만 24, 25일 포커스컴퍼니 조사에선 30.7%(송)대 32.3%(유)로 나타났다.

 경기도는 새누리당 남경필 의원과 새정치민주연합 주자들과의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2월 22, 23일 코리아리서치 조사 때는 49.6%(남경필)대 43.2%(김상곤)였으나, 23, 24일 같은 조사에선 58.1%(남)대 29.4%(김)로 격차가 확 벌어졌다.

 3월 한 달 내내 ‘민주당+안철수’의 창당 마케팅에 힘을 쏟은 새정치민주연합으로선 이런 그래프가 실망스러운 결과일 수밖에 없다.

 연령대별 투표율을 감안하면 비상을 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세대별로 정치 성향이 극명하게 엇갈리는 현 상황에서 투표장으로 나갈 확률을 의미하는 연령대별 투표율을 감안하면 서울이나 경기도 새정치민주연합이 결코 앞선다고 말하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실제 2010년 지방선거 때 야권 지지성향이 강한 20대의 투표율은 41.1%였으나 여권 지지성향이 뚜렷한 60대 이상은 69.3%나 됐다.

 여론조사기관 리서치앤리서치의 배종찬 본부장은 30일 “연령대별 투표율 효과를 감안하면 야당 후보는 여당 후보를 지금 현재 오차범위 밖에서 앞서야 실제 투표에서 이길 수 있다”며 “지금처럼 오차범위 내의 접전이라면 여당이 유리한 판세라고 봐야 한다”고 진단했다.

 6월 4일 지방선거 직후에 6~8일 연휴가 잡힌 것도 젊은 층의 투표율을 떨어트릴 수 있는 대목이다.

 6월 5일 하루만 휴가를 내면 5일짜리 황금연휴가 되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새정치민주연합이 기초선거 무공천을 선언한 것도 광역선거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은 광역후보와 기초후보가 동시에 ‘기호 1번’ 홍보에 나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지만, 새정치민주연합 측의 기초단체장 후보들과 지지자들은 탈당해야 하므로 기초단위의 선거 조직이 붕괴될 수 있다는 것이다.

 새정치민주연합 측은 일단 ‘민생 정치’로 난국을 돌파하겠다는 방침이다.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는 지난 26일 창당 이후 하루도 빼놓지 않고 민생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또 다음 달 초에 선대위를 꾸리고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야권 기초선거 후보들에 대한 간접 지원 방안도 강구할 계획이다. 당 관계자는 “문재인·안철수, 박원순·안철수 등이 함께 손을 맞잡고 현장을 누비는 장면이 나오면 표밭이 움직일 것”이라고 기대했다.

 새누리당은 경선 흥행에 올인하고 있다. 여권 핵심관계자는 “4월 한 달간 서울에서 정몽준 의원과 김황식 전 총리의 격돌이 세간의 주목을 끌면 누가 후보로 선출되더라도 충분히 박원순 시장과 해볼 만하다”고 주장했다. 또 4월 국회가 시작하면 안철수 대표를 상대로 “국회 발목 잡기가 새 정치냐”는 대대적인 민생입법 공세를 펼 계획이다. 신당으로 이동하지 않은 기존의 ‘안철수 지지층’을 흔들겠다는 의도다. 

김정하·이소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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