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지질학 어디까지 왔나|자원논의를 계기로 알아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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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우리나라에서도 석유가 난다는 소식과 함께 지질학에 대한 관심이 높아가고 있다. 초기 우리나라의 지질학은 일제시대의 지질조사소가 설립되면서부터 해방 후 박동길 김한태 최유구 손치무 김옥준 윤석규 김종원 (작고) 등 원로에 의해 그 기틀을 쌓기 시작했다.
46년 손치무·김봉균·정창희 교수를 중심으로 서울대학교에 지질학과가 창설되면서부터 점차 활기를 띠기 시작했었고 그 후 경북대(62년), 부산대(63년), 연세대(65년), 고려대(69년) 등에 잇달아 지질학과가 설치되었다. 현재 이들 5개 대학에서 연 1백50명 가량의 졸업생이 배출되고 있다.
이들 지질학과에서 가르치는 과목은 5개 대학이 거의 비슷한데 서울대의 경우 1학년에 고생대론, 퇴저광상론. 광상성인론, 일반광물학, 2학년에 일반지질학, 고생물학, 층서학, 결정광학, 점토광물학, 3학년에 결정학, 지구화학, 화성암석학, 야외지질학, 구조지질학, 지질공학, 4학년에 지하수지사학, 미고생물학, 변성암석학, 응용지질학 등으로 되어있다.
우리나라는 대학졸업 때까지 지질학전반에 걸쳐 고루 가르치고 있지만 서독의 경우는 처음에는 지질학의 기초를 가르친 후 3∼4학년 때 각각 암석, 광물, 일반지질, 고생물 등 전공별로 가르치고 있다.
서울대에 손치무(65·지질학) 이상만(53·화성암석학) 정봉일(51·결정광학) 김봉균(47·고생물학) 정창희(47·층서학) 박희인(암석학) 김수진(37·광물학)교수 등이 있으며 연세대에 김옥준(59·지질학) 이대성(54·지구화학) 이하형(39·고생물학)교수, 고려대에 소칠섭(37·지질학) 김형식(32·암석학)교수, 경북대에 장기홍(41) 김영기(45)교수, 부산대에 김규호(61)교수 등이 있다.
이밖에 공대의 자원공학과 교수로 서울공대의 홍준기(63·광상학) 김재극(55·채광학) 전용원(45·암석학) 현병구(46·물리탐사)교수 및 전남대의 신방섭(42·선광학)교수 등이 있다.
그밖에 지질학관계 학회로는 대한지질학회(회장 정창희·회원 7백16명)·대한광산지질학회(회장 김옥준·회원 2백43명)·대한광산학회(회장 홍준기·회원 6백3명) 등 3개 학회가 있으며 각기 연간1∼2회의 학술발표회를 갖고 20∼30편의 논문을 발표하고있다.
연구소로는 국립지질광물연구소(소장 이정환)가 유일한데 일제시대의 지질조사소가 중앙지질광물연구소(46년), 국립지질조사소(61년)로 개칭되었다가 67년에 지질조사소와 광업연구소로 분리된 후 다시 73년1월에 합병되어 현재 지질조사부, 광상조사부, 선광제련부, 자원개발부, 해양개발부 등 5개 부로 나눠져 있다.
이밖에 개인연구단체로 18명의 교수가 연구원으로 있는 광업생산성조사소(소장 조성룡) 에서 광업정책연구·광산조사를 하고있다.
우리나라에 지질학교육이 시작된지도 30년이 되지만 아직도 문제점이 허다하게 지적되고 있다.
우선 지질학과교수들은 우리나라의 지질학이 영세성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응용과학의 영역에서 토목이나 금속 등 다른 학문에 제대로 이용이 안되고 있어 지질학은 성장을 못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또 취업의 기회가 너무 좁아 연간 배출되는 졸업생 1백50여명 가운데서 3분의l에 불과한 50여명만이 지질광물연구소, 광업진흥공사, 대한중석, 석공, 교육계로 나갈뿐 나머지는 전공과 전혀 관계없는 곳에서 일하고있어 이들이 각기 전공분야에서 배운 실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마련해주어야 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신종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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