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 꿈에 부푼 「한국해양개발 연구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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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좁디좁은 땅덩어리에 가진 것마저 빈약한데다 세계적인 자원난의 영향을 받고 있는 우리 나라로서는 바다야말로「생존의 터」가 아닐 수 없다. 바다에서 우리의 살 터전을 찾으려는 의지가 모인 한국해양개발연구소(소장 이병돈 박사).
73년10월 서울 성북구 하월곡동 소재 한국과학기술연구소(KIST) 부설로 설립된지 이제 만2년.
겨우 걸음마를 면할 정도의 일천한 연륜이면서도 이곳에서 수행된 「프로젝트」는 국가의 경제발전과 직결될이 만큼 중요한 것들이었다.
지난 2년 동안 수행된 과제인 ①해태양식단지의 흉작 원인조사 ②조력발전소 기초조사 ③진해만의 해양학적 조사연구 ④취수로 부착생물의 생태 및 부착방지대책 ⑤한국 해양자료집 발간 ⑥LANDSAT(지구자원탐사위성) 영상자료에 의한 아산만 일대의 조석현상에 따른 해안지형조사 ⑦항만 매몰현장 방지대책 등이 그것이다. 어느 개인이나 기업이 손댈 수 없는 큰 사업이며 이것이 제한된 인원과 예산과 장비로 이루어 졌다는데 더욱 의의가 큰 것이다.
KIST 제1연구동 4층의 80평도 채 안 되는 곳에서 일하는 34명의 일꾼들의 표정이 올해는 더욱 밝고 활기차기만 하다. 더부살이를 면할 새 건물(충남대덕·연구학원 도시의 5천평 대지에 8천4백49평의 건물)을 짓는 것이다. 이 소장(49·이박)은『올해는 78년 봄 입주를 목표로 연구동 건립에 착수하는 희망찬 해』라면서 의욕에 차있다.
올해는 3억2천만원을 들여 우선 정지, 전입도로·상하수도·축대 등 토목공사와 제1연구동(자원조사 연구동)의 골조공사 일부를 완공하고 앞으로 기술개발 연구동·자원관리 연구동·해양공학시험실 등이 연차적으로 들어서게 된다.
정부는 78년까지 모두 21억1천6백만원을 들여 해양자료「센터」와 해양 조사선을 확보할 계획으로 있어 앞날은 밝다고 보겠다.
그러나 올해 예산은 요구액 10억8천4백만원의 절반도 안 되는 4억2천만원에 불과한 실정이어서 연구소이전 및 KIST로부터의 독립이 행여 예정보다 늦어지지 않을까 염려스러운 것이다. 물론 작년의 5천5백만원에 비하면 무려 8배나 늘어났지만.
현재 연구의 대부분은 이병돈 소장을 비롯하여 이종화 박사, 유광일 박사, 전용원 박사(위촉)를 주축으로 이뤄지고 있으며 오는 6월과 9월에는 재미 한국인 해양학자 2명을 유치하게 되어 있으나 해양 개발이라는 거창한 사업에 비하면 지극히 빈약한 실정이다.
올해의 조사 연구계획으로는 ①경북 월성 원자력 발전소 건설에 따른 주변 해상 조사의 계속 ②국내외 해양자료의 전산화 ③LANDSAT에 의한 지구자원 원격탐사사업 추진 및 서해안 조간대의 지형변화와 오염물질의 분포도 조사 ④조력 발전소 후보지인 서해안의 아산만·천수만·가로림만의 비교급도를 조사하여 건설 우선순위를 결정하고 제1후보지에 대한 정밀조사를 실시하며 ⑤대륙붕 유전탐사를 위해 「프랑스」국립석유연구소에 3명의 훈련생 파견 및 외국의 전문가를 초청하여 개발계획을 수립하고 「에어건」등 탐사용 장비도입을 추진하는 것 등이다. 이밖에도 중금속·농약 등 각종 오염물질이 유용수산물에 미치는 영향과 제주도산 유용 수산물의 축양에 관한 조사연구를 계속할 것이라고 이 소장은 밝히고 있다.
이렇게 모두들 사명감과 의욕을 갖고 있으나 그 성패 여부는 정부가 얼마만한 관심을 갖고 지원을 해주느냐에 달렸다고도 볼 수 있다. <신종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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